ADVERTISEMENT

[꿈나무] 태극낭자 꿈꾸는 야무진 소녀

중앙일보

입력

안양 덕촌 초등학교 6학년 김은총

국내최초(98년 4월)로 창단된 안양 덕촌초 여자축구부에 주목 받는 꿈나무가 있다. 6학년 수비수 김은총(12)이 그 주인공.

김은총은 144cm 38kg에 100m를 14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축구를 시작한 것은 4학년 2학기때다. 98년 덕촌 초등학교 여자축구부 창단이 계기가 됐다. 무작정 운동이 좋아 축구선수를 뽑는다는 말에 앞 뒤 가리지 않고 손을 번쩍 들어버렸다. 남자친구들 틈에 섞여 함께 볼을 차곤 했기 때문에 축구가 낯설지 않았다.

홍진호 코치는 "한마디로 근성이 있는 선수다"며 "유연한 드리블에 순발력까지 겸비했다"고 남다른 제자사랑을 보였다. "헤딩력이 부족한 점만 보완한다면 대성할 자질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운동을 열심히 하니까 남자애들이 여자라고 깔보지 않아서 좋아요. 처음에는 반대하시던 부모님도 공부도 열심히 하고 몸도 건강해지니 이제는 경기장에 나와 응원도 해주십니다."

어려움도 있었다. 같이 시작했던 친구들이 개인사정으로 축구를 그만두는 것을 보면서 김은총도 많이 흔들렸다. 과연 축구선수로 성공할 수 있을 지도 의심스러웠다.

이런 김은총을 다잡으려 홍코치가 주문한 것은 '리프팅'이었다. 축구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리프팅을 매일 꾸준히 연습시켜 지금은 하루에 300~400개 정도는 거뜬히 해낼 실력이 됐다.

친구들 사이에서 김은총은 "따발총"으로 통한다. 워낙 지기 싫어하는 성격에 말을 빨리 한다하여 붙여진 별명이다.

'앙팡테리블' 고종수(22 수원삼성)를 좋아한다는 김은총의 장래희망은 더욱 열심히 연습하여 여자축구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김은총은 "세계적인 스타인 중국의 순웬이나 미국의 미아햄같은 선수와 같이 시합을 가지는 것이 꿈입니다."며 자신있는 표정을 짓는다.

"남자 선수들도 하기 힘들어 하는 축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정말 대견스럽습니다. 본인이 그만두지 않는 이상 끝까지 응원해 줄 생각입니다."

김정현(42, 회사원)·전영미(36)씨는 축구를 하는 딸 은총이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