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서 연립·다가구주택 인기 여전

중앙일보

입력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종목이 아파트 일변도에서 점차 연립.다세대주택이나 단독.다가구주택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에따라 올들어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5%를 전후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반면 연립.다세대주택과 단독.다가구주택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디지털태인(www.taein.co.kr)에 따르면 8월중 서울지역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올 1월의 84.95%와 비슷한 수준인 84.28%를 기록한 반면 연립.다세대주택은 69.68%에서 73.21%로, 단독.다가구주택은 60.40%에서 69.18%로 각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보다 연립.다세대주택이나 단독.다가구주택의 낙찰가율 상승폭이 큰 것을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먼저 아파트 낙찰가율이 거의 외환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데다 경매시장에 일반인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아파트로는 종전의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디지털태인 관계자는 "최근 경매시장에 일반인들의 참여가 많아지면서 경쟁률이 2-3배 정도 높아졌다"며 "외환위기 이후 70% 정도까지 떨어졌던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이미 정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부문의 저금리 기조도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일변도의 투자분위기를 바꾼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낮은 금리 수준에서는 은행에서 돈을 빌린 뒤 월세로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마지막으로 근래 아파트 전세가의 상승으로 실수요자들이 내집마련 수단으로 연립.다세대주택이나 단독.다가구주택을 선호하게 됐고, 최근 임대사업이 활기를 띠게됐다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인포케어 이재균 이사는 "최근에는 연립.다세대주택이나 단독.다가구주택을 경락받아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 수익성 면에서 오히려 아파트를 앞서고 있다"며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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