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 이수길부행장 소환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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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조사부(곽무근.郭茂根 부장검사)는 지난 1월과 8월 두차례 한빛은 이수길(李洙吉.55)부행장으로부터 `아크월드를 도와주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이은행 전 관악지점장 신창섭(48.구속)씨의 진술을 확보,이 부행장을 1일 오후 극비소환해 밤샘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씨와 이 부행장간 대질신문을 통해 아크월드에 대한 관악지점의 불법대출 과정에서 이 부행장이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으나 양자간 진술이 엇갈려 이 부행장을 이날 새벽 일단 귀가시켰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조사에서 "관악지점에 대한 감사첫날인 지난달 10일 아크월드 사장 박혜룡(47.구속)씨가 `박지원 장관 조카'라며 면담을 요청해 만났더니 `8월말이면 대출금 변제가 모두 가능하다'며 감사연기를 부탁해 신씨에게 확인전화를 건 적은 있지만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면서 "오히려 신씨에게 대출금 조기회수에 전력하라고 지시했으며 1월에는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와관련, 지난 1월 관악지점 감사를 지휘했던 한빛은 전 검사실장 D씨를 소환,이 부행장의 압력행사 여부를 조사했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신씨가 "본점 감사팀이 아크월드에 대한 대출문제를 감사했던 지난 1월과 8월10일 이부행장이 전화로 아크월드의 부채회수 전망을 묻길래 `해결가능하다'고 대답했더니 `도와주라'는 지시를 했으며 본점에 호출됐던 8월12일에는 `박혜룡씨가 박지원 장관 조카 맏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금명간 이 부행장을 재소환, 아크월드 대표 박씨와 대질신문을 벌일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지난 3~5월 이 부행장과 3차례 전화통화한 사실도 확인했으나 통화내용은 이번 사건과 무관한 개인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함께 신씨가 A사 대표 김모씨의 부탁으로 해외송금한 미화 170만달러(19억원)와 김씨에게 빌려준 7억원 중 일부가 아크월드 협력업체 계좌에서 인출된 사실을 확인, 신씨가 불법대출 대가로 챙긴 리베이트 등을 이들 차명계좌를 이용해 세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신씨에게 차명계좌에서 인출된 돈의 성격 등을 추궁중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신씨가 주도하고 아크월드 대표 박씨 형제가 공모한 전형적인 대출사기극으로 판단, 내주말께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연합뉴스) 문병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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