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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만드는 로봇기술 개발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들이 사상 최초로 사람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로봇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로봇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고 뉴욕 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브랜다이스 대학의 조던 폴랙, 호드 립슨 두 박사가 개발한 로봇 제작용 로봇 시스템은 기계에 컴퓨터가 연결돼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아직 정교한 것은 만들어 내지 못하지만 플라스틱 막대와 볼 조인트로 된 약 20㎝ 크기의 조형물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조형물은 모터와 마이크로칩을 장착하면 초당 몇인치 정도로 천천히 기어갈 수 있다. 폴랙 박사는 이 조형물이 장난감처럼 보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폴랙.립슨 팀의 연구 결과는 과학 전문 잡지인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됐다. 영국 서섹스 대학의 인공지능 전공교수 필립 허스번스 박사는 "폴랙 박사 등이 개발한 로봇 제작용 로봇 기술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 로봇 제작 로봇 기술은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고 오염화학물질을 청소해 내는 로봇을 설계.제작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봇을 설계하는데는 작게는 수십만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달러가 소요되는데 새로운 로봇 제작 로봇 기술을 도입하면 그러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폴랙 박사는 말했다.

폴랙.립슨 박사가 개발한 새로운 기술은 단기적으로는 특수목적을 수행하는 저렴한 가격의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을 터놓게 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로봇 자체가 인간처럼 ''인공의 삶''을 가지고 스스로 진화하는 시대가 올 지 모른다고 과학자들은 전망했다.

내구성이 강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로봇은 언젠가는 우주공간에 보내져 다른 생명체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간이 로봇을 통한 ''인공의 삶''을 추구함으로써 결국 로봇종(種)이 인간까지를 포함한 기존의 생물을 대체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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