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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무법자’서 ‘그랜 토리노’까지 … 50여 년간 영화의 심장을 겨눈 사나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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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황야의 무법자’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거장의 그림자는 깊고 발자취는 길었다.

 나이를 모르는 영화인 클린트 이스트우드(82). 영화감독이자 배우로 여전히 할리우드의 정점에 서 있는 그의 삶과 작품을 깊숙이 들여다본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의 심장을 겨누고 인생을 말하다』(나무이야기)가 나왔다.

배우에서 감독으로 은막을 쥐락펴락 하며, 이제는 영화를 통해 삶의 지혜를 전하는 현인으로 일컬어지는 이스트우드의 어제와 오늘이 고스란히 실렸다. 책은 그의 작품을 장르별로 나눈 뒤 간략한 줄거리와 촬영 당시의 상황, 배우와 스태프에 대한 정보, 당시 영화평과 명대사 등을 담았다.

 세상에 그의 이름을 알린 대표작은 이제 서부 영화의 고전인 ‘황야의 무법자’(1964) 와 ‘석양의 건맨’(1965), ‘석양의 무법자’(1966)로 이어지는 세르지오 레오네의 ‘무법자 3부작’이다. 판초를 걸치고 찡그린 얼굴로 시가를 물고 있는 그의 모습은 전설이 됐다.

 하지만 그는 서부영화의 전설에 머물지 않았다. 1971년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로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매년 거의 한 편씩의 영화를 만들었다. 1993년 ‘용서받지 못한 자’(1992)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며 거장의 반열에 합류했다.

 환갑을 지나 그의 작품 세계는 점점 더 깊어진다. ‘사선에서’(1993)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 ‘미스틱 리버’(2003)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 ‘아버지의 깃발’(2006)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2006) ‘그랜 토리노’(2009) 등 굵직한 작품을 연거푸 내놓았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그에게 다시 한번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겼고,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가장 위대한 반전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이들 작품은 평단의 찬사뿐만 아니라 흥행에서도 ‘대박’을 내며 영화사에 그의 이름을 더욱 깊이 아로새겼다.

 지은이는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하워드 휴스. 그는 “‘황야의 무법자’에서 ‘심장을 겨눠’라고 말했던 이스트우드는 언제나 스토리의 감정적인 심장을 겨냥했다”며 “그의 재능과 역량 덕분에 그의 영화 심장은 오늘날까지도 힘차게 박동한다”고 말했다.

‘용서받지 못한 자’의 예고편에 나오는 문구 한 토막. “어떤 전설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트우드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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