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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향 다녀 올 생각하니 눈물부터 나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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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10년 넘게 한 번도 고향에 가보지 못했어요. 티켓만 손에 쥐어도 고향 땅을 밟은 것 같아 벌써 눈물이 나네요.”

 두 장의 왕복항복권을 받아든 몽골인 볼강(38·여·충북 충주시)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몽골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그는 1996년 한국에 와서 결혼한 뒤 고향에는 이듬해 한 번 갔다 왔을 뿐이었다. 이제 그곳을 다시 가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문화축제 장기자랑경연에서 왕복항공권을 상품으로 받은 참가자들이 이왕표 부총재(가운데)등과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

 볼강에게 이처럼 꿈만 같은 고향방문의 기회를 준 건 국제로타리클럽 3640지구의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영등포아트홀에서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 가족들을 위한 ‘2012년 신년 다문화 페스티발’을 열고, 이날 장기자랑과 추첨을 통해 당첨된 10명에게 고향에 다녀올 기회를 제공했다. 항공권은 김기웅 3040지구 총재와 이왕표 부총재(한국종합격투기협회장)등 10명이 기부했다. 이번 행사의 대회장을 맡은 이 부총재는 “설을 앞두고 고향 생각이 간절한 이주민들에게 고향방문의 꿈을 선물하고자 마련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날 축제에는 250여명의 외국인근로자·결혼이주여성과 그 가족들, 200여명의 국제로타리클럽 회원들과 영등포구민들이 참여했다. 가수 코리아나의 축하공연에 이어진 장기자랑은 고향방문 항공권을 놓고 열띤 경연이 펼쳐졌다.

총 11팀 중 필리핀 전통춤을 선보인 두 팀과 민요 ‘태평가’를 부른 중국인 김금란(35·여·인천시 남동구)씨가 각각 인기상과 우수상을 타며 왕복항공권 한 장씩을 받았다. 볼강은 대중가요 ‘무인도’를 부르며 대상을 차지, 왕복항공권 두 장의 주인공이 됐다.

 강남·영등포지역을 관할하는 국제로타리클럽 3640지구는 2010년 8월 ‘다문화사랑 후원의 밤’을 시작으로, 합동결혼식을 지원하는 등 다문화가정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펼쳐왔다. 이 부총재는 “항공권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이들을 보며 감격스러웠다. 이런 행사를 매년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새별 행복동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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