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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현대차 울산 엔진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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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울산이 멈출 위기에 놓였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조합원 분신 사태와 관련,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10일 오후 1시부터 9개 엔진공장의 조업 중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강성 노선의 새 집행부 출범 이후 사실상 첫 파업이며, 현대차 노사가 지난해까지 이끌어 온 3년 연속 무파업 기록도 깨졌다.

 노조는 하루 전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책임자 엄중 처벌, 현장탄압 대책 마련, 대표이사 공개사과, 현장탄압 기구인 공장혁신팀 해체 등 6개 사항을 사측에 요구한다”며 “이 요구안을 받아주지 않으면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낮 12시10분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엔진사업부 소속 신모(44)씨가 근무 중인 남구 매암동 공작기계사업부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한 것에 대해 사측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신씨는 분신 직후 동료에게 발견돼 화상 병동이 있는 부산 사하구 하나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온몸에 71%의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하다.

 노조는 사측의 현장탄압을 분신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권오일(46)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대외협력실장은 “작업장을 벗어나지 말라는 과도한 업무지시 때문에 신씨가 분신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근무지 무단이탈 등에 대한 지적은 회사 고유의 관리권이기 때문에 현장탄압이 아니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사교섭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엔진공장에서 생산된 엔진을 다른 사업장으로 내보내는 것을 막고 있다. 사실상 울산 전 공장의 나머지 생산라인도 정상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노조는 이날부터 울산공장 전 사업부(1~5공장)의 주간조와 야간조 모두 각각 2시간 잔업과 함께 주말과 공휴일 특근도 하지 않기로 했다. 사측은 잔업을 하지 않을 경우 하루 1100대, 250억원의 생산 차질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울산=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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