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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딱 뚝딱’ 나만의 가구…건강과 행복도 만들어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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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자연주의 바람을 타고 DIY 원목가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몇 년 사이에 천안·아산에도 DIY 원목가구 공방이 많아졌다. 평생회원가입비 10만원을 내면 따로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가구를 만들 수 있다. 만드는 가구에 따라 재료비는 다르지만 원목과 친환경 페인트, 무독성 접착제를 사용한다는 점에 이끌려 가구공방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만의 가구를 만들기 위해 가구공방을 찾아 공구 사용법을 배우고 있는 주부들. [조영회 기자]

 
자연과 건강을 생각하는 가구 만들기 

3일 오후 7시.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에 있는 ‘안나푸르나’ 가구공방. 전동드릴과 뚝딱거리는 망치 소리로 요란하다. 주부 장희정(41)씨는 중학생 아들의 침대를 만들기 위해 한 달 전부터 공방에 나오고 있다.

그는 여러 개의 갈비살에 구멍을 내고 본드를 펴 바른 후, 도미노 핀이라는 나무못을 꽂아 망치로 두드려가며 침대헤드를 만들고 있었다. 장씨는 “냄새로 인한 알레르기가 심한 편인데 무독성 본드라 그런지 냄새가 나지 않아 거부감이 없다”며 “내친김에 프로방스 소파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구은경(25)씨는 남자친구에게 선물할 작은 탁자를 만들었다.

“사포로 샌딩하는 작업이 좀 힘들었지만 처음 만든 가구인데 예쁘게 완성돼 기쁘다”며 웃었다. 가구공방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30~40대 주부들. ‘안나푸르나’의 공방장 허재현(53)씨는 “처음에는 전동드릴이나 직소기 같은 공구를 보고 두려워하다가도 사용법을 익히고 나면 금방 적응해서 가구 만들기에 몰입하는 주부들이 많다”며 “‘판매되는 가구보다는 덜 예쁘겠지’ 라며 시작했다가 생각보다 훨씬 근사하게 만들어진 가구를 보며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스스로 만드는 재미와 즐거움

이들은 자녀의 책상과 의자부터 시작해서 요즘 유행하는 아일랜드식탁·침대·소파·책장·수납장과 같은 다양한 가구를 만들고 있다. 공방에서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원목가구는 책상이나 식탁이다.

4인용(120cm) 식탁은 원목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레드파인(적송)으로 만들 경우, 20만~25만원의 재료비가 든다. 시간은 8시간 정도 소요되며 하루 2시간씩 4일이면 충분히 완성할 수 있다.

부엌 공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일랜드식탁 재료비는 평균 60만~80만원 선. 유치원 교사 최주명씨는 인터넷에서 사진 자료를 찾아 조리대와 수납장을 갖춘 아일랜드식탁 설계도를 직접 그려 왔다. 이를 허씨와 상의하며 다시 재단하고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받고 있었다.

 허씨는 “쇠와 달리 나무는 사람이 다루기 쉬운 재료이다. 사람과 잘 어울리며 사람을 해코지하지 않는다”며 “나무를 만지다 보면 급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도 유연해진다. 나무를 다루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DIY 원목가구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만들 수 있다. 또 비슷한 품질의 목재로 만든 브랜드가구의 구입비용과 비교했을 때, 경제적으로도 만족할 만하다. 무엇보다 우리집의 공간에 맞춰 자신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고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점은DIY 원목가구만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홍정선 객원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허재현 공방장이 말하는 DIY원목가구 오래 사용하려면

1. 먼저 단단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가능하면 나사조립보다는 목다보(목심)를 이용해 끼워 맞추는 방법으로 만들기를 권한다. 나사는 쇠라서 나무를 이기는 성질을 갖고 있지만, 목다보는 붙는 면적이 넓고 본드를 사용하면 나무에 스며들어 접착력이 더욱 강해진다.

2. 원목가구는 수축과 팽창을 하면서 사람에게 이로운 피톤치드를 내뿜고 습도를 조절한다. 반면에 건조한 환경에서는 가구가 뒤틀리거나 갈라질 수 있다. 건조한 환경이 되지 않도록 습도를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3. 가구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코팅이 벗겨진다. 6개월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오일스테인이나 수성바니쉬를 칠해주면 원목가구의 멋스러움을 유지하며 오래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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