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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차량 안전불감증 심각

중앙일보

입력

지난 24일 오후 1시10분 광주시 북구의 한 LPG충전소. 한 7인승 승합차의 여성운전자가 시동도 끄지 않고 버젓이 차에 탄 채 가스를 넣는다.

20여분간 관찰한 결과 운전자가 내리지 않고 가스를 주입하는 차량이 자가용은 5대 중 2대 꼴, 택시는 5대 중 1대 꼴이나 됐다.
더러는 엔진조차 정지시키지 않았다.

한 충전원은 "특히 젊은 운전자들이 안전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다" 며 "엔진정지 및 하차를 요구하면 오히려 기분 나쁘다는 듯이 쳐다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고 말했다.

LPG 차량이 크게 늘고 있으나 많은 운전자들이 안전수칙 기본조차 잘 지키지 않고 있다.

LPG는 누출.폭발.화재의 위험이 커 엔진을 정지하고 하차한 뒤 충전해야 한다.
지난 21일 전남 강진군 성전면 ㈜강진에너지에서 발생한 화재도 기본수칙만 지켰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

한 승용차의 운전자가 탑승한 채 충전하다가 다 끝난 줄 알고 출발, 충전 호스가 빠지면서 가스가 새 옆에서 충전하던 다른 차량에 불이 붙었다.
다행이 가스탱크 연결 차단기가 내려져 폭발은 모면했지만 차량이 완전히 타고 충전소 주인이 화상을 입었다.

안전 불감증은 택시들이 승객들까지 태운 채 충전을 할 정도다.
지난 23일 오전11시쯤 광주시 광산구의 한 충전소. 한 택시가 뒷좌석에 승객 2명이 앉아 있는 상태로 가스를 주입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업주들의 안전관리도 대충대충이다.
지난 23일 오후 7시쯤 광주시 동구의 한 충전소. 차량들이 들어오면 가스 호스부터 차량의 주입구에 꽂는다.
엔진정지.하차 후 충전하라고 스스로 내걸은 안내표지판이 무색하다.

LPG차량 운전자 조후현 (42.광주시 동구 운림동)
씨는 "본인은 안전수칙을 잘 지켜도 다른 사람 때문에 화를 입을 수 있지 않느냐" 며 "충전소에 갈 때마다 마음이 께름칙하다" 고 말했다.

또 교통사고로 차체가 파손됐을 때는 즉시 LPG탱크의 취출 밸브를 잠가야 하는 줄도 모르고 차를 모는 사람들이 많다.

태흥자동차정비공업사 최광호 정비반장은 "사고가 나 정비하기 위해 견인된 LPG차량 중 연료탱크의 밸브가 잠긴 채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가스안전공사 광주지역본부 박건규 안전교육담당과장은 "가스는 누출돼도 인화물질이 없으면 불이 나지 않지만 전기스파크로도 점화될 수 있다 "며 " 충전 때는 최소한 시동만이라도 꺼 줘야 한다" 고 밝혔다.

◇LPG 차량 운전 안전수칙

*가스 충전은 반드시 엔진 시동을 끄고 승객.운전자 모두 차에서 내린 뒤 한다.

*충전 중 자동차가 움직이지 않도록 핸드브레이크 등 제동장치를 확실히 고정한다.

*차량 접근시 냄새로 누출여부를 점검하는 것을 습관화한다.

*차내에서 LPG냄새가 나면 반드시 환기시키고 누출부위를 정비한 뒤 운행한다.

*주행 중 냄새 등 이상을 느끼면 정차.시동정지.승객하차 후 연료탱크 취출밸브를 잠그고 점검.정비한다.

*가스 누출이 멈추지 않으면 부근의 화기를 없애고 소방서 등에 연락한다.

*장기간 주차 때는 충전밸브 및 2개의 취출밸브를 잠근다.

*LPG는 공기보다 무거워 누출될 경우 낮은 장소에 체류하므로 주차시 지하같은 밀폐된 장소는 가급적 피한다.

*연료탱크의 수리는 절대로 금하고 교환을 원칙으로 한다.

*가스가 새도 불씨가 없으면 화재발생이 안되므로 담배불 등 화기는 가급적 피한다.

*사고 및 차체 파손 때는 엔진 정지 및 승객 대피 후 연료탱크의 취출밸브를 잠근다.

*사고로 불이 났을 때는 LPG스위치를 OFF시키고 엔진을 정지시킨 뒤 승객을 대피시키고 연료탱크의 취출밸브를 잠근다.

*가스 누출 부위에 불이 붙었을 경우엔 물을 사용해 불을 끈 뒤 탱크가 과열되지 않도록 물로 냉각시킨다.

광주 = 이해석 기자<lhs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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