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4일 “공무원에게 청탁하면 (공무원을) 처벌하는 법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켜 보려 한다”고 말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다.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 ‘공직자의 청탁 수수 및 사익 추구 금지법’(가칭)은 청탁을 들어준 공직자를 징계·문책하는 내용이다. 청탁받은 내용을 공직자가 익명으로 ‘청탁 등록 시스템’에 올리면 처벌을 감면해 주는 조항도 담겨 있다. 김 위원장이 주도하고 있는 법안이라 ‘김영란법’이란 이름까지 갖고 있다. 국무회의에는 보고했지만 부처 내 조율 문제가 남아 아직 국회에 제출되지는 않은 상태다. 김 위원장은 “올해는 ‘김영란법’을 전력을 다해 해볼까 한다. 힘들 정도로 청탁을 받는 공무원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판사로 일할 때 ‘어이없는’ 청탁을 받은 사례도 소개했다. “나의 모든 이력을 다 조사해 내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 보내더라. 내 초등학교 동기까지 (청탁하러) 오더라”는 것이다. “대기업 관련 사건에서 청탁이 굉장히 많았고, 법원 여직원이 임신 9개월의 몸으로 가까운 친척의 영장을 기각해 달라고 밤에 와서 부탁한 적도 있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공직자에게 3만원 이상 화환이나 난 선물을 금지해 화훼농가의 항의를 받았던 일도 거론하며 “섬세하게 정책을 했어야 했는데 화훼업자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해명했다.
조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