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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3대가 가입한 네팔기자협회는 유령단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네팔기자협회(NJA)가 김정은을 특별 명예회원으로 추대했다는 소식을 전한 북한 노동신문의 1월 2일자 2면 기사. [노동신문 웹사이트]<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김정은을 특별 명예회원으로 추대한 네팔기자협회(NJA)는 친북 성향의 유령단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네팔 일간지의 한 임원은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달 28일 김정은을 명예특별회원으로 추대했다고 보도한 NJA는 회원이 10명 내외에 불과한 단체”라며 “99% 이상의 네팔 기자들은 민주적인 네팔기자연합(Federation of Nepalese Journalists, FNJ)에 가입돼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NJA는 왕정시대인 1990년까지는 힘 센 정부관련 기구였다. 하지만 1990년 공화정 복귀 이후 이 단체는 (북한ㆍ미얀마ㆍ쿠바ㆍ파키스탄 등과의 친분 관계로) 네팔 정부에 부담을 줬다. NJA에 반기를 든 대다수 기자들은 FNJ에 가입돼 있다. NJA는 중국ㆍ태국 등과도 교류를 해왔으나, 최근에는 해당 국가들과 교류가 끊긴 상태다.

NJA는 친북 성향의 만주 라트나 사캬 회장의 1인 중심 단체다. 그는 지난 40년간 회장을 맡아왔고, 북한 정부로부터 2회 우호 메달을 받았다. 2년마다 회장을 직선제로 뽑는 FNJ와는 다르다. NJA는 회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운영 자금 역시 회장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협회의 주요 행사 역시 보여주기(showing)를 위한 것이다. 김정은의 특별 명예회원 추대 역시 이런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현재 네팔 정부는 물론 대다수의 정부기관, 네팔 주재 외국 대사관 등은 NJA를 정식 기자협회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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