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양시 주부시정모니터들이 말하는 2011·2012년

중앙일보

입력

“2012년에는 더 살기 좋은 고양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고양시주부시정모니터 김인화, 김영순, 조현숙씨(왼쪽부터).

지난해 고양시는 어느 해보다 분주했다. 구제역의 여파로 삭막하게 시작했지만 고양꽃전시회를 기점으로 훈훈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가을은 제62회 전국체육대회와 문화대축제로 한달 내내 들썩였다. 고양시민들은 다사다난했던 2011년을 어떻게 기억하고 또 새해를 맞아 어떤 희망을 품고 있을까. 고양시 주부시정모니터(이하 주부 모니터) 요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새해를 나흘 앞둔 지난해 12월 28일, 주부 모니터 요원들이 한 해를 정리하기 위해 시청회의실에 모였다. 주부 모니터는 주부의 시각에서 고양시를 바라보며 교육과 교통, 건설, 환경,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친 생활 속 불편 사항을 제보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2003년 시작한 이후 현재 5기가 활동 중이며 각 기수의 임기는 2년이다. 현재 100명이 활동하고 있다. 누구보다 예리한 눈으로 고양시곳곳을 바라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작은 불편 사항도 이들의 눈을 피하지 못한다. 고양시 홈페이지에 있는 전용게시판에 자신들의 의견을 올리는데 5기의 경우 지난해 5월 활동을 시작한 이후 850여 건이 넘는 의견을 올렸다.

 “지난해 8월, 호수공원 뒷길의 가로등이 ‘전멸’된 일이 있었어요. 다들 무관심하게 지나쳤지만 자칫 사고가 일어날까 걱정돼 바로 제보했어요.” 올해로 20년째 고양시에 살고 있는 주부 김영순(53·일산동구 장항동)씨는 주부모니터를 시작한 이후 사소한 일에도 관심이 간다.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불편한 일이 생기면 바로 엄마인 김씨에게 이야기한다. “연말에 고양어울림누리에 공연을 보러 갔던 딸아이가 앞쪽 좌석 4줄이 평행 배치돼 있어서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하길래 바로 제보를 했다”고 말했다.

축제로 채워진 2011년 고양시

 이들이 기억하는 2011년의 고양시는 축제의 연속이었다. 고양꽃전시회를 시작으로 전국 규모의 축제들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행사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주부 모니터 요원은 아쉬운 점도 놓치지 않았다.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은 보는 축제에 그치지 않도록 참여형 행사를 많이 마련해 달라는 것. 이 밖에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내세운 경품 행사하기, 체전 참여 후 소감쓰기, 각 행사를 관람하며 도장을 받을 수 있도록 스탬프 비치하기 같은 제안들이 나왔다.

 지난해 고양시를 비롯해 전국을 뒤흔든 구제역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20년째 고양시청 민원실장을 맡을 정도로 민원에 관심이 많은 주부 김인화(51·덕양구 주교동)씨는 “농사를 짓다 보니 주변에 구제역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고양시가 자체적으로 개발해 보급한 GEM 덕분에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GEM은 고양시(Goyang)에서 제공하는 유용한(Effective) 미생물(Microorgani)의 약자로 악취를 없애고 물을 깨끗이 하며 철, 식품 등의 산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김씨는 “사실 고양시만큼 살기 좋은곳이 없다”며 웃어 보였다.

더 살기 좋은 2012년 고양을 꿈꿔

 “차들과 함께 뒤엉켜 걷는 아이들을 보면 아찔하죠.” 주부 모니터 요원들은 더 살기 좋은 2012년을 꿈꾸며 바람들을 털어놨다. 김인화씨는 “인도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시청 주변을 비롯해 주교동 일대에 인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차들 사이로 걸어 다닐 수 밖에 없는 곳이 있다”며 위험성을 알렸다. 도로 개선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김영순씨는 신도시가 조성된 지 20년 정도가 되다 보니 도로 곳곳이 움푹 파이는 등 도로상태가 좋지 않다”며 “새해에는 파손된 도로들을 재정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부들로 구성된 만큼 아이들의 육아 문제도 빠지지 않았다. 가장 많은 의견은 육아시설을 확충했으면 하는 것이다. 덕양구에는 새로 입주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육아 시설을 비롯한 여러 공공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더해졌다.

 도심 미관에 대한 바람도 있었다. 조현숙(46·일산서구 대화동)씨는 “전국체전이 열렸던 종합운동장 바로 앞쪽에 모텔과 술집 같은 유흥시설들이 많이 들어서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며 “고양시를 찾는 외지인들이 고양시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유흥 시설을 안쪽으로 옮겼으면좋겠다”고 지적했다. 모니터 요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고양시 성창석 시민소통 담당관은 “2012년에도 주부 모니터 요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더 좋은 고양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