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사이버대학 전산망 통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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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崔모(26.서울 동대문구)군은 지난 학기 사이버대학에 2개 과목을 수강신청했으나 수업 한번 제대로 받지 못했다.

컴퓨터를 이용해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려 했지만 학생수에 비해 통신 용량이 턱없이 부족해 번번이 접속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접속에 성공해도 속도가 느려 답답하기 일쑤다.

사이버대학이 대규모 전산 시스템과 초고속 통신망을 갖추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면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수강생들의 항의와 불평이 잇따르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이에 따라 각 대학의 사이버 강의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 대용량.초고속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 운영 실태〓정통부에 따르면 사이버대학은 현재 전국 14개 대학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며, 여기에 87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사이버 강의를 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러나 대학 재원이 부족해 통신망이나 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강의가 개설되면서 접속이 안되는 것은 물론 아예 시스템이 다운되면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숭실대의 경우 지난 학기 교내 네트워크망(LAN) 공사로 한동안 서버가 다운되면서 수업을 아예 중단하기도 했고, 동국대.영남대.강원대 등도 잦은 접속 불량으로 강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 대학이 사이버 강의를 자체 운영하지만 수강료를 비싸게 받아 대규모 시설투자를 해 하드웨어 문제점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퍼드대는 학기당 수강료가 4만5천달러로 정규 과정의 두배나 된다.

◇ 개선 방안〓정통부는 14개 사이버대학의 운영시스템을 통합하기 위해 이르면 이달말까지 시스템 운영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다.

통합업체 선정은 사이버대학 데이터센터(IDC) 운영 등 여러 부문에 걸쳐 공모,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되는 선정위원회에서 선정한다.

정통부는 이어 통합업체와 각 대학이 연말까지 사이버대학 통합시스템을 깔고, 이에 맞는 최첨단 신규 교과과정도 추가로 개발하도록 할 계획이다.

통합 전산망 구축에 들어가는 투자비의 경우 일부를 업체가 부담하는 대신 향후 사이버대학 사업에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사이버대학 수강자는 집에서 초고속 인터넷망을 통해 동영상 등 다양한 교재를 이용하면서 불편 없이 실시간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된다.

◇ 사이버대학이란〓말 그대로 인터넷이 강의실인 가상 대학이다. 대학생은 물론 일반인까지 집이나 사무실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편리하다. 책자 형태의 교재보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강의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교수와 e-메일을 통해 질의응답도 할 수 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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