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북으로 책의 역사 다시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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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출판(e-publishing)이 서점의 종말을 재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즈앤노블(Barnes & Nobles)사는 소비자가 라떼를 마시는 동안 B&N 핸드헬드 장비에 전자책이 다운로드되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반즈앤노블은 그런 미래를 그려왔지만, 독자들이 단순히 온라인으로만 책을 주문하는 식의 서비스는 아니다.

반즈앤노블의 온라인 자회사인 반즈앤노블닷컴은 온라인 소매업체인 아마존닷컴과 싸움을 계속하는 한편, 발전하는 기술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앞으로 자사의 실물 서점에 가져올 대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일 뉴욕에서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e-Book 리더(e-book reader) 발표에서, 반즈앤노블닷컴의 스티브 리지오 부회장은 연설도중 자사 서점의 경영 방향에 대해 몇 가지를 암시했다.

리지오는 반즈앤노블 서점이 몬태나주 미솔라에서 시애틀에 이르는 지역까지 앞으로도 커피를 마시며 한담을 나누는 모임이나 독서회 모임을 위한 중심지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앞으로 소비자들은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서 서점 직원이 자신의 포켓PC 기반 핸드헬드나 로켓 e-Book 리더(Rocket eBook reader), 또는 반즈앤노블의 자체 고유 장비에 최신 e-Book을 다운로드 해주기를 기다릴 수도 있을 것이다.

리지오는 MS 기자회견 참석자들에게 "내년이면 B&N 고유 브랜드의 핸드헬드 장비가 나온다. 앞으로 서점에 들르면 당신의 장비에 책을 전송시키는 장면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즈앤노블은 사용자들에게 훨씬 광범위한 작품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출판 덕에 출판사들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는 책들도 내놓아 수익에 많은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작품이 절판됐는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출판사나 서점은 절판된 작품도 e-Book 형식이나 즉석에서 인쇄되는 다운로드 형태로 제공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리지오는 "매년 출판되는 책보다 절판되는 책들이 더 많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하퍼(Harper)의 모든 글이 재출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책에 대한 개념 정의는?

반즈앤노블닷컴은 지난 8일 전자책서점(eBook Store) 사이트를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이 사이트에서 사용자들은 MS 리더, 로켓 이북, 글래스북(Glassbook)의 세 가지 포맷으로 e-Book을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이 사이트는 윌라 캐써, 조나단 스위프트 등의 작가들이 쓴 100개의 작품을 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다른 e-Book들은 현재 해당 인쇄본의 정가보다 20∼30%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된다.

하지만 출판사와 도서유통업체들은 e-Book을 종이 서적이나 서점의 종말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보조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테이프로 된 책들이 인쇄물로 나왔던 것처럼.

리지오는 전자서적이 종이서적의 판매를 약화시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보다는 독자들이 앞으로 나올 소설들의 첫 장을 미리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오히려 종이서적의 판매를 촉진할 수 있다.

리지오는 소비자들에게 전자서적과 종이서적을 함께 묶어 제공하는 것과 같은 새 마케팅 방안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새 마케팅 방안만이 상책은 아니다. MS의 리더 발표에 참석했던 반즈앤노블 및 다른 출판 관계자들은 서적에 대한 개념 자체에 변화가 일 것이란 데 공감했다.

MS 기술개발 담당 부사장인 딕 브래스는 `책에 대한 기본 개념이 바뀌고 있다`면서 `비 딕이 `고래의 노래(whale song)`를 추가했다고 덕을 보지는 못하겠지만 요리책 같은 경우 컴퓨터 기반의 비디오 및 텍스트를 통해 교본 역할을 할 수 있어 덕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서적이 지니는 자체 속성이 점점 흥미로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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