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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을 노래하는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조명숙씨의 반주에 맞춰 ‘와글와글송’을 부르고 있는 송포동 주민센터 직원들. 사진은 왼쪽부터 황정일, 조명숙, 이재복, 김진국씨.

 올해 고양시에서는 유난히 시(市)와 관련된 노래가 많이 불렸다. 고양시 홍보대사 안치환이 작사·작곡한 ‘케세라세라 고양’은 올 10월 전국체전에서 고양시의 대표적 응원가로 쓰였다. 전국체전 내내 각 경기장과 전시장, 공연장에서 울려 퍼진 것은 물론, 해당 관공서의 통화연결음으로도 이용됐다. 고양시 교육문화국은 “시 관련 행사에 시민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응원가를 활용했다”며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케세라세라’의 뜻처럼 여러모로 힘든 시민들에게 노래로 흥과 용기를 북돋워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포동 주민센터의 ‘와글와글송’과 역사음악연구소의 ‘우리고장 고양탐구’ 음반도 비슷한 케이스. 2011년 한 해를 돌아보며, 고양을 노래했던 사람들을 만나봤다.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와글와글송’

 일산서구 송포동은 자연부락과 아파트 단지가 한데 섞인 도·농 복합지역이다. 행사를 열면 도시와 농촌 주민이 쉽게 하나 되지 못하는 게 송포동 주민센터의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생각해낸 방법이 바로 ‘노래’다. 음악에 소질이 있는 송포동 주민 조명숙(48)씨가 작사·작곡을 맡았다. 지난 4년 동안 통장협의회 총무로 봉사하면서 느꼈던 감정을 노래 안에 고스란히 담았다. “같은 동네 주민이 도시와 농촌으로 나뉘어 서로 서먹서먹해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는 조씨는 “이들이 서로 잘 어우러지는 모습을 상상하며 곡을 쓰니 나도 모르게 가사가 나오더라”고 창작 배경을 설명했다. “도시주민 농촌주민 모두 하나되어, 행사마다 와글와글 웃음꽃 넘치네~”라는 노래 구절이 그가 가장 신경 쓴 대목이다.

 ‘와글와글송’은 지난 11월 ‘송포동 한마음체육대회’를 시작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노래는 체육대회 배경음악으로도 쓰이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행사 후 집에 돌아 갈 무렵엔 너나 할 것 없이 가사를 되뇌이거나 멜로디를 흥얼거렸을 정도다. 주민 화합을 위해 만든 노래의 목적을 달성한셈. 이외에도 ‘송포동 와글와글 시민소통 장터’를 비롯 각종 회의나 교육, 문화 행사에 이 노래가 쓰인다.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와글와글송’을 먼저 한번 틀고 나서 안내 방송을 시작한다. 녹음에 참여한 김진국 통장(56)은 “마을 어르신께 직접 불러드린 적도 있는데, 도시사람·농촌사람 상관 없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잘 지내보자는 내용에 반응이 매우 좋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고양 역사를 담은 ‘우리고장 고양탐구’

 고양시 소재 ‘역사음악연구소’는 지난 4월 ‘우리고장 고양탐구’ 음반을 고양교육지원청에 기증했다. 3년 전 기증한 음반의 개정판이다. 고양시 초등학교 3학년이라면 누구나 배우는 ‘우리고장 고양탐구’ 책에 실린위인·전설 20가지를 노래로 만든 것이다. “노래가 가진 표현력을 높이 산다”는 역사음악연구소 박용진 소장(48)은 “역사를 글로 외울 때보다 노래로 학습할 때 아이들의 머리속에 더욱 깊이 각인될 수 있다”는 말로 음반 기증의 이유를 대신했다.

 음반은 고양시 80개 초등학교, 모든 학급에 고루 배포돼 학습 교재로 쓰이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고양TV’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박 소장은 “아이들이 역사 음반 청취를 계기로 우리 지역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고양시어린이들이 자기 고장을 사랑하는 데 이 노래가 계속 촉매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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