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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금융거래·결제 일상화 … 진화하는 서비스

중앙선데이

입력

서울 명동의 한 극장 입구에 설치된 근접통신기술(NFC) 인식기. 명동 일대에는 NFC를 이용한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매장 정보는 물론, 쿠폰 할인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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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1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정보기술체험관 티움(T.um) 내 미래 유(U)쇼핑 코너.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편리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했다. 스마트폰으로 판매대에 있는 음악믹싱기를 찍자 믹싱기를 조작해 볼 수 있는 화면과 기자의 멤버십 현황이나 할인 쿠폰에 관한 가상정보가 나타났다. 각종 할인 혜택을 적용할 경우 믹싱기를 정상 가격의 65%인 7만9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나왔다. 결제 버튼을 누르자 구매 완료.

#2. 서울 명동 눈스퀘어 상가 내 한 커피전문점. 회사원 김필호(33)씨가 스마트폰을 계산대 옆 NFC라고 쓰인 인식판에 대자 매장 정보와 1000원 할인 쿠폰이 휴대전화 화면에 나타났다. 커피 넉 잔 1만5200원어치를 주문하고 스마트폰을 리더기에 대자 1000원 할인된 1만4200원 결제금액 안내문이 떴다. 비밀번호 입력 후 지불 완료. 이 매장은 NFC로 불리는 근접통신기술을 이용해 차세대 모바일 카드 결제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는 곳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2000만 대를 넘어설 정도로 확산하면서 이를 이용한 모바일 금융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서비스도 진화해 티움의 유(U)쇼핑코너 미래관에서나 볼 수 있던 결제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이용자는 3분기 말 현재 812만 명으로 전 분기보다 205만 명(33.7%)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연내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금융연구원 서정호 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금융거래가 더 쉬워졌다. 관련 기술과 접목해 더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쇼핑정보를 얻는 등 소비행태가 변하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은 큰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고 전했다. 금리 우대나 거래 수수료 면제 등 혜택으로 ‘스마트 뱅킹’ 고객을 확보하려는 업계 내 경쟁도 치열하다.
 
게임하듯 즐기며 스마트폰 금융거래
은행권의 스마트폰 금융 경쟁은 전용 상품과 우대금리 쪽에서 가장 치열하다. KB국민은행은 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KB 스마트 적금·예금’을 팔고 있다. 스마트폰의 특성을 살려 펀(fun·재미) 기능을 넣었다. 계좌 현황을 농장으로 형상화한 농장 육성 서비스는 만기일이 가까워질수록 예금주가 선택한 동물 수가 늘어난다. ‘아이콘 우대이율’이란 것도 있다. 적금 가입자가 커피를 사 마시고 싶은 유혹을 참고 ‘커피’ 아이콘을 누르면 5000원이 적금으로 이체된다. 커피·택시·술 등 이런 아이콘 적립 횟수가 10회 이상이면 연 0.1%포인트, 20회 이상이면 연 0.2%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적용한다. 이 회사 ‘드림톡적금’은 가입 후 홈페이지에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목표달성 과정을 기록하면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목표달성 과정을 지인들과 나눌 수 있다.

신한은행은 ‘커플 전용 스마트폰 예·적금’을 판다. 기본금리는 연 3.8%지만 커플샷 앱에서 커플 인증을 하고 사진을 공유하면 연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IBK기업은행의 ‘스마트펀(fun) 통장’은 수수료 면제와 캐시백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자금융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영업시간 외 수수료 중 하나를 연말까지 면제받을 수 있다. 캐시백 포인트는 예·적금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한 후 만기 때 현금으로 돌려준다. 우리은행은 일반 정기예금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주는 ‘스마트폰 전용 특판 예금’을 판매 중이다. 우리은행 U뱅킹 사업단의 이영태 상무는 “증강현실(웹상에 등장하는 사물이나 정보에 가상의 부가정보를 덧입혀 보여주는 기법)과 부동산 연계 서비스 같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카드 결제 때 20% 할인도
스마트폰 등장으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단순 결제 기능에서 매장정보 제공, 실시간 할인 쿠폰 적용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내년 2월 10일까지 시범 운영되는 ‘명동 NFC존’이 단적인 예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란 두 단말기가 가까운 거리에서 데이터를 잘 주고받게 하는 기술이다. NFC존은 카드사·이동통신사·부가가치통신망업체(VAN)·정부가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구축했다. 서울 명동 일대 커피숍·편의점 등 200여 업체가 참여했다. 모바일 신용카드를 내장한 갤럭시S2, LG옵티머스 LTE, 아이폰4 등 10여 개의 스마트폰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드사들은 시범 기간 NFC존에서 모바일 카드로 결제하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준다. 신한카드는 월 1만원 한도에서 10% 캐시백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한 달 1만원 한도에서 20% 할인 혜택을 준다. 롯데카드는 월 1만원 한도에서 결제액에 따라 1000~5000원을 할인해 준다. 하나SK카드는 모바일 카드로 두 번 결제하면 세 번째에 절반으로 깎아주는 할인 쿠폰을 준다. 하나SK카드의 권영탁 모바일팀장은 “구매자가 NFC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면 판매자의 스마트폰이 결제기 기능을 하는 기술까지 개발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인터넷정책과 이상국 사무관은 “NFC존은 아직 가맹점이 적고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모바일 카드 발급이 늘면 내년에 전국 단위 규모의 관련 사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거래에 단말기 보조금 지급
모바일 주식거래 서비스 이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스마트폰 앱인 ‘M-stock(주식)’은 지난해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난달 말 현재 누적 다운로드 65만9000건, 상시 접속자 수 7만1000명을 기록했다. 누적 약정금액은 62조5000억원으로 지난달엔 하루 평균 3500억원 규모였다. 전체 온라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초기 0.11%에서 현재 38%에 이른다. 이 회사의 김대홍 온라인비즈니스본부장은 “좀 더 다양한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유·무선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종합자산관리 환경으로 스마트폰 거래를 업그레이드하겠다. SNS와 결합한 신개념 앱을 조만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달 말까지 스마트폰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행사를 한다.

신한금융투자 고객은 전용 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으로 해외 주식과 해외 선물거래를 할 수 있다. 일정 조건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주문이 나가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한투자는 30일까지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할부금·통신요금 지원 혜택을 주는 행사를 한다. 삼성증권은 이달 30일까지 스마트폰으로 월 100만원 이상 주식을 거래한 고객에게 단말기 할부금을 지원한다. 동양증권은 한 달에 한 번만 거래해도 거래금액과 상관없이 스마트폰 할부금을 지원하고, 거래·이체 수수료를 면제하는 행사를 이달 말까지 한다. 대신증권은 이달 말까지 모바일 주식거래 고객들에게 거래 수수료를 1년간 면제해 주고, 일정액 이상 거래 고객에게 단말기 할부금과 통신요금을 지원한다.

아직 보안사고 없다지만 …
스마트폰 뱅킹은 그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보안에 대한 불안감이 늘 따라다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자금이체(10.3%)보다는 조회(89.7%) 서비스를 8배가량 자주 이용한다. 이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여태껏 스마트 뱅킹 보안사고는 없었다. 금융감독원 최한묵 IT감독국장은 “스마트폰 뱅킹용 앱은 업체·기기마다 특성이 달라 단일 보안기준을 적용할 수 없지만, 기본적·공통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보안을 철저히 심의한다”고 말했다. 가령 무선 구간은 유선보다 해킹에 취약하기에 데이터를 보낼 때 그 구간에서는 반드시 암호화하도록 한다.

안철수연구소 모바일 플랫폼팀의 이성근 책임연구원은 “얼마 전 해외에서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플리케이션(앱)을 가장한 악성 코드가 등장했다. 아직 국내에서 보안사고가 터지지는 않았지만 향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안사고를 막으려면 스마트폰으로 앱을 다운로드할 때 공식 마켓을 이용해야 한다. 또 스마트폰 교체·수리 전에 중요 정보를 삭제하고 비밀번호를 수시로 변경하며 백신 프로그램을 자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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