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력난 '인턴사원' 활용해 극복하자

중앙일보

입력

IT 업계에 인재 선발이 어려워지자 자체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즉, 경력이 없는 인턴 사원들을 전문인력으로 키워내는 것이다.

코그노스(Cognos)사의 인턴 사원들은 문서정리나 복사 같은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보다 더 비중 있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테면 3차원 모델 제작 애플리케이션 관련 일을 처리한다든지 또는 시각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클라이언트/서버 문제에 관련된 책임도 지고 있다.

오타와의 BI(business intelligence)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코그노스에는 대부분 20대인 인턴사원들이 배우고 일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들은 코그노스에서 매우 중요한 업무를 담당한다. 코그노스는 이런 식의 인턴 고용을 통해 IT 관련 인력 부족문제를 극복하고 회사가 정책을 수립할 때도 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반영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IT 기술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영구직의 정식 기술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턴 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게다가 인턴을 고용할 경우 정식 직원과 달리 몇 가지 혜택이나 학점 등을 부여하면 고가의 임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코그노스의 전세계 소비자 서비스 담당 부사장인 로버트 애쉬는 “우리는 많을 때 75명까지 인턴을 고용한 적이 있다. 특히 IT와 연구개발 분야에서 사원을 가장 폭넓게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그노스에서는 인턴 과정을 거친 인력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

애쉬는 “직원들이 회사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하며 “그러므로 직원을 고용하고 양성하는 일은 회사 입장에선 매우 긴요한 투자”라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코그노스는 인턴 기간이 끝날 때 영구직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코그노스의 회계부서에서 인턴으로 시작한 애쉬도 바로 그런 경우다.

무엇을 기준으로 채용하는가

코그노스에서 직원을 고용하는 방식이 색다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일이 드문 것은 아니다.

지난해 말 국내 대학 및 고용주 협의회(NACE)는 400명 이상의 고용주를 대상으로 조사를 수행했는데 응답자의 82%가 최소한 한 번은 인턴제를 시행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인턴제를 시행한 고용주들 중 98%가 인턴제를 기반으로 정식 직원을 채용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업계 관측통은 인턴을 채용하는 기업들은 X세대들의 기대수준이 베이비 붐 세대에 비해 훨씬 높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임시 고용자들도 정식 직원이 누리는 도전과 보상을 똑같이 받기를 원한다.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더 좋은 기회를 찾아 떠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이 높은 이직률로 골치를 썩고 있다. 스트라타-G 커뮤니케이션(Strata-G Communications)사의 경우 정식 직원들의 재직기간은 보통 1년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회사측은 인턴 사원들로 인해 이직 현상이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스트라타-G는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신시네티 대학 출신의 학생들을 정식 직원으로 고용하기 위한 통로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이 효과가 있는 경우 인턴들은 완전한 자격을 갖추고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다. “우리 직원들은 회사에서 절실히 필요로 하는 기량이나 재능을 갖추고 있다”고 에벌린이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인턴 사원을 고용하면 재정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US인턴닷컴(USInterns.com)사의 CEO인 스티브 히긴스에 따르면, 기업들은 직원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뽑기보다는 인턴을 모두 정식 직원으로 고용함으로써 최고 6000달러까지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US인턴닷컴은 대학생, 직업소개소 직원, 고용주들을 연결시키고 그들 각각에게 지침을 제공해주는 인턴 관련 포탈이다.

하지만 에벌린에 따르면 이제는 인턴을 구하는 일도 많이 어려워 졌다고 한다. “2년 전만 해도 인터넷 그룹에서 인턴을 구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으나 이제는 많이 어려워 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히긴스는 “인턴제에 적용되는 연령층이 점점 낮아져 이제는 대학교 2-3 학년들과의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코그노스의 애쉬는 이미 여름방학에 채용할 인턴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똑똑한 고등학생들을 염두해두고 있다.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