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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MLB 주간리뷰 (9) - 8월 둘째주

중앙일보

입력

'폴 클래식(Fall Classic)'을 향한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트레이드로 전력을 재정비한 각 팀들은 이제 정면 대결만을 남겨 두고 있다. 포스트 시즌 손님들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내셔널리그 서부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1. 아메리칸 리그 동향

서서히 지구 챔피언이 가려지고 있는 듯. 한 때 보스턴, 토론토에 밀려 리그 3위까지 떨어졌던 양키스가 나름대로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보스턴과 토론토는 점점 힘에 부쳐하는 모습이다.

특히 보스턴은 연패를 끊으러 나온 페드로 마르티네스마저 신예 라몬 오티즈(애너하임)에게 덜미를 잡힘으로써 9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4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반면 중부지구는 '평지풍파'의 조짐이 일고 있다. 한 때 1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11게임 차까지 뒤졌던 클리블랜드는 화이트삭스가 주춤하는 사이 6연승을 올리며 맹추격, 8게임 차 까지 접근했다. 과연 인디언스 팬들이 바라는 '기적'이 이뤄질 수 있을지.

시애틀과 오클랜드의 '2강 체제'였던 서부지구에서는 시애틀의 선두 굳히기가 시작했다. 시애틀은 오클랜드 3연패에 빠진 동안 5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시애틀은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양키스, 화이트삭스와의 6경기에서 5승을 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2. 내셔널 리그 동향

'Amazing Mets' 뉴욕 메츠는 지난 14경기에서 11승 3패라는 짭짤한 수확을 거뒀다. 그러나 잡힐듯 잡힐듯 잡히지 않는 애틀란타는 너무 버거운 상대다.

중부지구도 잠잠해졌다. 한 때 연승가도를 달리며, '꺼진 불도 다시 보자'란 표어를 생각나게 했던 신시내티는 지난 7경기에서 6패를 당함으로써, 이제는 다시 볼 필요 없는 '꺼진 불'이 되어 버렸다.

연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서부지구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반면, 애리조나와 다저스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트레이드 마감시한 이전에 아무런 전력보강도 하지 않은 터라, 그들의 활약은 더욱 인상 깊다.

애리조나는 이적한 커트 실링이 잘해주는 반면 랜디 존슨의 부진이 아쉽다. '빅 유닛' 존슨은 지난 7월 26일 경기에서 5.2이닝 4점을 내주는 최악의 피칭을 보이더니, 5일 경기에서는 다시 3.2이닝 만에 무너지며 지난 3경기에서 2패만을 당했다.

3. 내년을 기약하며...

휴스턴의 2루수 크렉 비지오가 지난 2일 플로리다 전에서 프레스턴 윌슨과 충돌, 무릎 부상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신시내티의 3루수 애런 분 역시 무릎 부상으로 앞으로 남은 경기의 출장이 불투명해졌다.

4. 데이브 마르티네스, 기구한 운명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 팀에서 뛰다 은퇴하는 축복받은 선수가 있나 하면, 한 시즌에 4개 팀을 옮겨다니는 기구한 운명의 선수도 있다.

올 시즌 템파베이 유니폼을 입고 출발한 데이브 마르티네스는 지난 5월 12일 마크 거드리와 맞트레이드되어 시카고 컵스로 적(籍)을 옮겼다. 그러나 컵스는 다시 6월 10일 브렌트 브라운을 받는 대가로 그를 텍사스로 넘긴다.

그러나 마르티네스의 방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8월 5일 토론토가 다시 그를 영입함으로써 마르티네스는 한 해 4개 팀의 유니폼을 바꿔 입는 선수가 됐다.

15년동안 8개팀을 전전한 마르티네스. 이 정도면 메이저리그 유니폼 수집에 나서도 좋을 듯 싶다.

5. 탐 글래빈 200승

환상의 바깥쪽 컨트롤과 두뇌피칭으로 대표되는 애틀란타의 좌완투수 탐 글래빈이 메이저리그 14년 만에 200승 고지에 올랐다.

글래빈은 지난 8월 1일 휴스턴 전에 등판, 8이닝 1실점의 호투로 422번째의 선발등판에서 200승째를 따냈다. 지난 해 변화된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적응 실패로 잠시 위기를 겪기도 했던 글래빈은 올 해는 벌써 16승을 올리며 통산 5번째 20승을 노리고 있다.

6. 저력의 시애틀, 연장 19회 승리

8월 2일 보스턴과의 홈경기. 4회까지 4-0으로 뒤지던 시애틀은 5회와 6회 각각 2점을 추가,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7회부터 무려 12이닝동안의 지리한 0의 행진이 계속됐다.

연장 19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마이크 캐머룬은 2스트라이크 낫싱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게 됐다. 상대투수 제프 파세로는 승부를 빨리 끝내려는 듯 계속 스트라이크를 꽃아 댔지만, 캐머룬은 볼 7개를 파울로 걷어내며 완강히 버텼다.

13구 째, 드디어 한 가운데의 정직한 공이 들어왔다. 그리고 캐머룬의 방망이가 돌아가는 순간, 세이프코 필드에 남아 있던 팬들은 이제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7. 복덩어리 커트 실링

지난 7월 27일 애리조나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커트 실링이 이적 후 등판한 3번의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끄는 괴력을 보이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경기 내용. 실링이 기록한 3승은 완봉승, 2실점 완투승, 8이닝 1실점 승으로 이뤄진 것들이다. 랜디 존슨마저 부진한 요즘, 애리조나 팬들의 피서법은 간단하다. '만약 실링을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8. 다음 주 Preview

12일 애틀란타전에 등판, 12승을 노리는 박찬호는 케빈 밀우드라는 버거운 상대를 만났다. 김병현의 메이저리그 복귀는 10일 경에 이뤄질 예정.

다음 주 가장 주목해야 할 팀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다. 서부지구 1, 2위 팀인 시애틀, 오클랜드와 6경기를 치루는 인디언스는 이 시리즈의 결과에 따라 1위를 향한 마지막 희망을 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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