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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반도주·사살·급사 … 독재자 6명 올해 몰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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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세계적인 독재자들이 새로이 조명받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9일(현지시간) 수십 년간 독재 권력을 휘둘렀던 적지 않은 독재자가 올해 자리에서 쫓겨나거나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올해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Arab Spring)’에 의해 권좌에서 물러났다. 다음은 뉴스위크가 꼽은 올해 무너진 주요 독재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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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Zine El Abidine Ben Ali·75) 전 튀니지 대통령=1987년 2대 대통령으로 당선돼 23년간 장기집권했으나 ‘재스민 혁명’으로 자리에서 쫓겨났다. 지난해 12월 고학력 노점상 청년 분신을 계기로 실업과 고물가에 시달리던 국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올 1월 벤 알리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야반도주한 이후 인권운동가 몬세프 마르주키가 임시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83) 전 이집트 대통령=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이 암살되면서 부통령이던 그가 권력을 승계했다. 이후 비상계엄법에 기대 30년간 철권통치하며 ‘현대판 파라오’로 군림해 왔으나 지난 2월 시민혁명 앞에 무릎을 꿇었다.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로랑 그바그보(Laurent Koudou Gbagbo·66) 전 코트디부아르 대통령=2000년 권좌에 올라 10년간 집권해 왔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패배했으나 물러나길 거부하다가 유혈사태가 촉발됐다. 내전으로 번지면서 3000 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 4월 알라산 우와타라 대통령이 새롭게 권좌를 차지하면서 체포된 후 현재는 전범재판을 받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로 압송돼 구금된 상태다.

 ◆무아마르 카다피(Muammar Qaddafi·69) 전 리비아 국가원수=69년 27세의 나이로 쿠데타를 일으켜 왕정을 무너뜨리고 권력을 잡았다. 올해 아랍권의 최장수 통치자가 됐으나 결국 무너졌다. 그는 “끝까지 싸우겠다”며 해외로 망명하지 않고 버티다 지난 10월 도피 중 시민군에 붙잡혀 살해되고 시신이 정육점에 전시되는 등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Ali Abdullah Saleh·69) 전 예멘 대통령=78년 쿠데타로 북예멘 정권을 장악했다. 90년 북예멘의 흡수통일로 통일 예멘의 첫 국가수반이 된 뒤 33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왔다. 지난 1월 대통령 연임제를 폐지하고 종신집권을 추진하려다 강한 역풍을 맞았다. 유혈진압으로 일관해 왔으나 결국 올 11월 퇴진 내용이 담긴 권력이양안에 서명했다.

 ◆김정일(69) 북한 국방위원장=74년 후계자로 선정되며 중앙무대에 올랐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3년 만인 97년부터 노동당 총비서로 14년간 북한을 통치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닫힌 국가를 이끌어 왔다. 지난 17일 야전열차 안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삼남 김정은을 공식 후계자로 분명히 함으로써 북한의 독재 정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알아사드

 한편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46) 시리아 대통령은 ‘아랍의 봄’ 민중봉기 이후 아직도 권력을 쥐고 있는 유일한 독재자다. 군함과 대포까지 동원해 10개월째 비무장 반정부시위대를 유혈진압하고 있다. 유엔이 집계한 사망자 수만 최소 5000명. 하지만 최근 그를 두둔하던 러시아와 경제제재안을 들이밀며 압박을 계속하고 있는 아랍연맹(AL)이 유혈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겠다고 강수를 들이밀자 19일 AL이 제안한 500명 규모의 국제감시단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최익재·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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