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관리형 미국 유학의 장점

중앙일보

입력

관리형 조기유학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 컨설턴트가 학업·생활을 관리하면서 적응을 돕고, 장기적인 학업계획에 맞춰 현지 대학진학까지 지도한다. 부모는 한국에서 자녀의 학업상태와 부족 교과목에 대한 보충, 방과후 학습까지 꼼꼼하게 점검해볼 수 있다.

# 이곳에 도착한지 1년이 됐다. 처음엔 내가 과연 가족·친구와 떨어져 혼자 미국에 가서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다. 실제 현지 학교에 나가면서 주눅도 많이 들었다. 한국에서 아무리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다지만, 현지 영어에 적응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했다. 성적은 자꾸 떨어지고 자신감도 잃었다. 그 때 날 도와준 사람이 바로 현지 가디언이다. 매일 내 공부를 봐주고, 날 응원해줬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부계획을 짰다. 부족한 과목은 방과후 선생님을 소개시켜주고, 밤 늦게까지 복습을 도와줬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공부했을 때를 다 포함해 그 때만큼 자신감을 잃었던 적도 없었지만, 거꾸로 ‘하면 된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달았다. 점점 성적이 좋아졌고, 지금은 학교에서 미국 친구들과 잘 어울린다.

 미국 학교의 수업은 활기차고 개방적인 분위기다. 교사와 학생들이 대화하듯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도 상당히 적극적이다. 이런 분위기에 잘 적응하기 위해선 창피함이나 두려움을 빠르게 버려야 한다. ‘못하면 어때’, ‘하다 보면 늘거야’라는 생각으로 한 마디라도 더 해봐야 수업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다.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가 중요하다. 학급친구들을 빨리 사귀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학교는 방과후 클럽활동이 활성화돼 있다. 나는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매주 금요일 프랑스어를 배운다. 이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다. 미국 학교에선 학업성적이 좋다고 반드시 우수학생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클럽활동을 통해 리더로서의 자질도 평가 받는다.

 생각했던 것만큼 유학이 어렵지는 않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과 피부색이 다르더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열린 생각만 있다면 조기유학은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 한국의 답답한 교실 분위기가 항상 의문이었다. 이유도 모른 채 암기에만 열중해야 했던 공부가 이해되지 않았다. 미국 유학을 선택한 이유도 내게 맞는 공부환경을 찾고 싶어서다. 이곳에선 모든 수업이 토의·토론 형식으로 진행된다. 모든 학생이 토의에 참여하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낸다. 처음엔이런 쑥스러워 참여를 제대로 못했는데, 지금은 먼저 나서서 내 주장을 펼친다. 수업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그렇다고 자유분방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주어진 자율만큼 지켜야할 책임에 대해선 한국에서보다도 더 엄격하게 적용한다.

 이 학교를 선택했던 이유는 교내에 유학생관리 담당부서가 따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맘에 들어서다. 난 부모와 함께 오지도 않았고, 기숙생활을 하지도 않는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교내 유학생 관리 부서와 현지 가디언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학업과 관련된 상담도 언제든 편하게 할 수 있다. 학교 교장이 재미교포라서 그런지 한국학생들에게 더 신경을 써준다. 학업·생활이 꼼꼼하게 관리되니까 건강도 좋아졌다. 한국에선 항상 책상에 앉아 있다 보니 살이 많이 쪘었는데, 이곳에 와 클럽활동을 하면서 운동도 많이 하면서 20㎏이나 살을 뺐다.

 수업에 흥미가 생기니까 성적도 많이 올랐다. 지금 내 목표는 아이비리그 대학이다. 과거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목표다. 지금은 자신 있다. 유학 과정에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일반적인 홈스테이나 보딩스쿨에 안 가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다. 물론 유학성공은 자기 하기 나름이다. 그러나 도움을 받고 좀더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방과후 보충도 학교와 가디언의 조언을 듣고 진행하고 있다. 평소 스스로 관리가 힘든 학생이라면 관리형 유학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