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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신용등급 강등 vs 미국 경기회복 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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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이번 주 증시는 국제 신용평가사들 때문에 울고, 미국 경제지표에 웃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 코스피는 -1.8% 하락한 1839.96으로 마감했다. 주초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럽 23개국이 신재정협약 추진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지수는 1900 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지고, 유럽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으로 코스피는 1820 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나마 호전된 미국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지수를 만회했다.

 이번 주에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벨기에의 국가 신용등급을 Aa1에서 Aa3로 2단계 내렸다. 피치도 이탈리아·스페인·아일랜드·벨기에·슬로베니아·키프로스 등 유로존 6개국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신용등급 강등 ‘도미노’로 유럽 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가 이번 주 지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국가 신용등급 하향 악재를 시장이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어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시장이 큰 의미 없는 흐름을 보이는 상황이라면 제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바로 미국의 경기회복 신호다. 지난주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고, 기업전망지수와 제조업지수도 호조를 보이는 등 미국 경제가 살아나는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번 주에 발표될 미국 주택 판매와 내구재 주문 관련 지표 역시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위원은 “유럽에서 벗어나 미국이나 중국을 보면 경기가 회복되는 신호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미국·중국 뉴스가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데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23일에는 한국형 헤지펀드도 출범한다. 운용사별로 200억~1000억원 정도의 규모로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 수급의 ‘지원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되면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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