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이번엔 우직한 캐릭터, 다음 작품엔 바람둥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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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감독의 전쟁영화 ‘마이웨이’에 주연으로 나오는 장동건. 아내 고소영과 갓 돌이 지난 아들 자랑도 잊지 않았다. [SK플래닛·CJ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제는 가족과 시간을 많이 가져야죠. 14개월 된 아들 민준이와 많이 놀아주렵니다. 나중에 아들과 캐치볼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져요.”

 배우 장동건(39)이 최근 찍었거나 찍고 있는 영화 세 편은 모두 해외 촬영신이 많다. 할리우드 진출작인 ‘워리어스웨이’(2010년), 21일 개봉하는 전쟁 스펙터클 대작 ‘마이웨이’, 현재 중국에서 찍고 있는 ‘위험한 관계’ 등이 그렇다.

 그를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영화 ‘마이웨이’ 관련 인터뷰였지만 그는 가족에 대한 얘기도 많이 털어놓았다.

 “해외 촬영을 다녀오면 아내(고소영)가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해놓아 행복합니다. 아내가 요리학원을 다니며 직접 메뉴를 개발하거든요.”

 그는 작품 제의가 오면 아내와 함께 시나리오를 훑어보며 출연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현재 막바지 촬영 중인 영화 ‘위험한 관계’에서 그는 바람둥이로 나온다. 장동건으로선 놀라운 연기변신이다.

 “결혼 이후 처음 고른 영화가 하필 바람둥이 역할이냐며 아내가 웃더군요. 아내 입장에선 반갑지 않았을 텐데 연기의 폭을 넓혀야 한다며 등을 떠밀었죠. 대작영화에서 채워질 수 없는 연기욕심을 충족시켜주는 역할이라 생각해 출연했습니다.”

 그가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 출연을 결정했던 것도 장동건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7년 전 출연했던 ‘태극기 휘날리며’에서의 진태 역은 캐릭터가 다층적이었지만, ‘마이웨이’의 김준식 역은 이데올로기에 전혀 관심 없는 단선적인 인물이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이글거렸던 눈빛 연기는 넘어야 할 벽이었어요. 촬영 초기에는 비현실적일 만큼 우직한 준식 역에 의문을 품기도 했죠. 하지만 영화에서의 내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내도 어제 시사회에서 세 번이나 눈물을 흘리더군요.”

 가족 얘기가 나오자 그의 입꼬리가 다시 올라갔다. 특히 ‘마이웨이’ 촬영 일주일 전에 태어난 아들 얘기를 할 때는 영락없는 ‘아들 바보’였다.

 “이제는 아빠를 알아보고 제법 반응을 보여요. 둘째를 낳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상대역의 일본배우 오다기리 조도 촬영 시작한 지 3개월 때 첫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시간이 되면 내년 초 돌 잔치 때 가보려고요. 그가 독특한 성격의 배우로 알려져 긴장했었는데 촬영 전 2주간 군사훈련을 받으며 함께 뒹굴다 보니 금방 친해졌습니다.”

 장동건은 현재 관심사가 두 가지라고 했다. 연기와 야구다.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1992)으로 데뷔한 지 20년째인데 아직도 연기가 어려워요. 나이 먹는 건 두렵지 않습니다. 나이 들며 외관은 안 좋아지겠지만 다른 매력이 보이게 되잖아요. 톰 크루즈처럼 나이 들며 매력을 발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와 야구(연예인 야구단)할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나중에 아들에게 야구도 시켜볼 겁니다. 재능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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