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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1학년생, 겨울방학 알차게

중앙일보

입력

초1 - 정서적 안정감 주고, 바른 습관 기르기

 오진화(32·여·서울 독산동)씨는 최근 걱정이 늘었다. 첫째 김범준(6?사진)군이 내년에 초등학교 1학년이 되기 때문이다. “남자아이라서 그런지 장난을 많이 쳐요.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말썽부려서 다른 아이 엄마에게 전화 올까 벌써부터 긴장된단다. 오씨뿐 아니라 예비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고민이 많다. 3개월 뒤에는 아이가 처음으로 부모 품을 떠나 ‘학교’라는 사회를 접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 공부를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을지,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하나부터 열까지 걱정이다. 부모교육전문가 송지희씨는 “부모가 먼저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모가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함께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고 알려주고,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심어줘야 한다. 송 씨는 “겨울방학 동안 아이가 반드시 가져야 할건 ‘정서적 안정감’”이라고 강조했다. “선행 학습에만 치중하는 부모들이 있어요.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부모와의 상호작용이에요. 자주 대화를 나누며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에게 하루 일과에 대해 묻고, 아이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살피며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 좋다.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기르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서적 안정’이 소프트웨어라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하드웨어다. 서울 동산초 손정화 교사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은 물론 정해진 규칙을 지키고, 정리·정돈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치원을 다닐 때와는 달리 정해진 시간에 학교에 가서,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어야 한다. 화장실도 쉬는 시간을 이용해 다녀와야 한다. 손 교사는 “겨울방학을 이용해 저녁 10시에 자고 아침 7시에 일어나는 습관을 익히고, 밥도 정해진 시간 안에 다 먹을 수 있게 가르쳐야 한다”며 “‘하루 TV시청 1시간’처럼 간단한 규칙을 만들어 지킬 수 있게 유도하면 좋다”고 말했다.

중1 - 자기관리 능력 키우고, 학습태도 점검

 유현석(서울 목동초 6?사진)군은 중학생이 되면 학습해야 할 과목이 많아져 제대로 공부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학교 수업도 시간당 40분에서 45분으로 늘어나고, 매일 6교시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유군은 “과목별로 다른 교사들의 수업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과목마다 교사가 다른 게 초등과 중등의 가장 큰 차이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개성을 존중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자기관리 능력이다.

 겨울방학을 활용해 공부습관을 점검하고, 자기관리 능력을 키우면 중학교에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서울 월촌중 박인숙 상담부장은 “공부하는 기초습관을 하나하나 점검하는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학계획을 세우기 전에는 자신의 학습량과 습관을 파악하면 도움이 된다. 방학 첫 일주일 동안 매일매일 자신이 공부한 과목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적으면서 스스로 습관을 확인하면 된다. 공부를 방해하는 요인을 파악해,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수업 시간에 맞춰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좋다. 45분 공부한 뒤 10분 휴식을 취하면, 학교에서 수업을 따라가는 데도 무리가 없다.

 교과과목 공부도 중요하다. 하지만 선행학습보다는 초등 과정을 복습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구목학습 교육연구소 이순동 소장은 “중학생 때 배우는 내용은 대부분 초등과정과 연계 돼 있다”며 “특히 수학·과학은 단계별 학습이 이뤄지므로 초등 때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중학생 때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적어도 6학년 때 교재를 살펴서 어려운 내용이나 이해 안 갔던 부분은 복습을 해야 한다.

 중학생부터는 자신의 진로를 찾을 필요도 있다. 박 부장은 “공부가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며 “꿈과 관심 분야를 찾는 활동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진로를 정한 뒤, 구체화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다양한 체험활동은 하거나, 독서를 통해 간접체험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1 - 국·영·수 철저히 복습, 논술·토론 준비

 한의사를 꿈꾸는 박현준(서울 등명중 3?사진)군은 이번 방학 동안 부족한 과목을 공부하고, 한자능력시험을 준비할 계획이다. 박군은 “수학은 고1 1학기 과정까지 공부하고, 영어는 독해, 언어는 비문학을 공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3은 이번 겨울방학을 활용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 서울 세종고 김유동 교사(강남인강 언어 강사)는 “고등학교 교과는 중학교 심화과정이 대부분”이라며 “선행학습보다 완벽한 복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중학교 3년의 주요과목 교재를 다시 복습하면서 어려워 지나친 부분이나 헛갈렸던 단원은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특히 수학은 중학교 과정을 모르면 풀 수 없는 문제가 많으므로 중학교 때 놓쳤던 개념과 원리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서울 숙명여고 오동원 교사는 “철저히복습한 뒤에는 선행학습을 시작해도 좋다”고 말했다. 선행학습 할 때도 예전 교재를 활용해, 모르는 내용이 나올 때마다 복습해야 한다. 새로운 교재를 고를 때도 의욕만 앞서서, 수준이 너무 높은 것을 고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최근 들어 논술과 토론이 수시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논술과 토론은 짧은 기간에 사교육으로 실력을 올리기 어려운 분야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중3 겨울방학부터 신문읽기와 독서를 통해 전략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김 교사는 “논술을 쓰기 시험이 아닌 ‘읽기 시험’으로 이해하라”고 강조했다. 어려운 제시문을 정해진 시간 안에 정확하게 분석하고 조건대로 써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독해 능력이 없으면, 글 솜씨가 뛰어나도 제대로 된 논술을 할 수 없다. 오 교사는 “역사·과학·사회·수학의 교양서적을 틈틈이 읽어 독해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중3 겨울방학 때 읽은 책은 고1학생부 독서란에 기록할 수 있으므로 논술을 공부하면서 독서스펙도 쌓을 수 있다. 김 교사는 “신문 읽기는 논술과 국어 과목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전체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며 “사회 이슈를 분석한 특집 기사나 영화·음악을 다룬 섹션을 읽고 한 문단에 한 줄씩 요약하는 연습을 하면 좋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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