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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마리아와 데이트를? 美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이벤트 논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미국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뷰티풀피플닷컴이 기획한 성모마리아와의 데이트 경매 홍보 사진. 이 사이트는 종교적 인물을 이벤트에 활용하고 선정적으로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뷰티풀피플닷컴 웹사이트]

‘동정녀 마리아(Virgin Maria)와 데이트하세요’

미국의 한 온라인 데이팅 웹사이트가 내건 이벤트다. ‘뷰티풀피플닷컴(BeautifulPeople.com)’이 최근 성경 속 인물인 성모 마리아와 남편 요셉과의 만남을 경매 물품으로 내놨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물론 진짜 성모 마리아와 요셉은 아니다. 사이트 회원인 20대 남녀가 각각 마리아와 요셉으로 변신한다. 모델인 헤더 세이셸(25)이 마리아를, 배우 출신의 도리온 리노드(23)가 요셉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경매를 통해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이성과 각각 데이트를 한다. 경매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를 통해 내년 1월 5일까지 진행된다. 뷰티풀피플닷컴 웹사이트 메인 페이지에 설치된 링크를 통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수익금은 모두 기독교 관련 단체에 기부된다. 회사측은 다가오는 성탄절을 맞아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

성모마리아와 요셉 역할을 맡은 헤더 세이셸(上)과 도리온 리노드(下)의 모습.[사진=뷰티풀피플닷컴 웹사이트]

하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무엇보다 성모 마리아와 요셉을 선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지적이 많다. 뷰티풀피플닷컴의 메인 페이지엔 이벤트 홍보사진이 있다. 예수의 탄생 순간을 세이셸과 리노드를 비롯한 모델들이 재연했다. 문제는 마리아와 요셉의 복장이다. 마리아로 나온 세이셸은 다리를 드러낸 채 가슴부분이 파인 하늘색의 얇은 천을 걸치고 있다. 리노드는 상의를 벗고 있다. 천사로 등장하는 여성들도 비키니 차림이다. 이베이는 이를 근거로 이번 이벤트가 `성인 콘텐트`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뷰티풀피플닷컴측엔 경매 이벤트를 철회하라는 압력을 주고 있다.
그러나 뷰티풀피플닷컴은 경매를 계속할 생각이다. 이벤트가 자선행사로 기획됐고, 사진도 자사 홈페이지에만 걸려 있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레그 호지 뷰티풀피플닷컴 운영 본부장은 "이베이측이 왜 사진을 성인물로 여기는지 모르겠다"며 "글래머러스한 성모 마리아가 등장할 뿐"이라고 말했다.

뷰티풀피플닷컴은 싱글 남녀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사이트다.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만 가입한다는 규칙이 있다. 기존 회원들의 심사를 통과한 사람만이 신규 회원이 될 수 있다. 가입 신청자는 자신의 최근 사진과 키·몸무게·체형·재산 등의 개인 정보를 제출한다. 그러면 기존 회원들이 ‘전혀 예쁘지 않다’, ‘그저 그렇다’, ‘예쁘다’의 항목으로 투표를 해 가입여부를 결정한다.

회사 측은 회원이 되는 비율은 일곱명 중 한명 꼴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에서 약 73만 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이번 이벤트는 회원과 비회원 여부에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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