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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무] 축구공과 함께 그라운드 달리는 똘이장군

중앙일보

입력

"바람을 가르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맛 모르실걸요"

85년 창단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던 시흥초는 98년 신세대 차명필 감독의 부임으로 지난해 교육감배 우승, 나이키 프레미어 컵 준우승에 이어 올해 제 29회 맹호기 대회서 18득점 무실점의 성적으로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맹호기에서 무려 8골를 넣어 최우수선수상과 득점상을 동시에 수상한 선수가 있어 축구인들의 입담에 오른 선수가 있다. 바로 시흥초의 주장 호승욱(13, 6학년).

검게 그을린 얼굴에 장난스런 미소를 머금은 호승욱은 키 152cm 몸무게 43kg의 다부진 체격에 빠른 발을 갖고 있다.

"중학교급 실력을 갖춘 미완의 대기"라고 호승욱을 소개하는 시흥초 차명필감독은 "빠른 발을 이용한 드리블과 슈팅이 장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헤딩력, 슈팅력, 스피드(100m 13초) 등에서 공격수로서 나무랄 때가 없다. 집중마크를 당할 때 플레이가 처지는 경향이 있지만 경기경험을 쌓아 노련미를 키운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라고 했다.

호수만(44 개인사업), 최순애(39)씨의 외아들인 호승욱은 2학년 1학기때 축구가 좋아 축구부원들과 한달동안 생활한 경험이 있다.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한 것은 4학년 1학기때, 당시 시흥초 권영규감독은 호승욱의 빠른 발놀림과 단단한 체격을 눈여겨 보아 축구부 명단에 포함시켰다. 중학교 시절 태권도 서울시 대표로도 출전했던 아버지 호수만씨의 권유도 큰 몫을 했다.

아버지를 닮은 덕분인지 호승욱은 오른발, 왼발플레이가 모두 능하다. 호승욱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 교육감배 8강전이다. 신생강호 연희초와의 힘겨운 경기에서 시원한 결승골을 터트리며 1-0으로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이후 동계훈련을 포함한 포항시장기 대회서도 8골을 기록하는 등 시흥초의 주득점원으로 자리를 굳혔다.

호승욱은 현란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싱을 자랑하는 '축구천재' 고종수(21 수원삼성)를 좋아한다. 친구들 사이선 똘이 장군을 닯아 '호똘'이라 불리우는 호승욱은 "더욱 실력을 연마
하여 스페인 축구명문 레알 마드리드나 이탈리아 강팀 유벤투스에서 프로선수로 활약하는 것이 꿈"이라고 야무지게 말했다.

힘든 축구를 해 늘 마음이 쓰인다는 어머니 최순애씨는 경기장에서 몸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면 자칫 부상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좋아하는 축구를 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축구부 후원회 회장이기도 한 아버지 호수만씨는 직장생활과 아들의 경기장 뒷바라지를 병행하기 힘들자 직장을 그만두고 개인사업에 뛰어들 정도로 호승욱의 든든한 후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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