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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버디 유이 “힘 좋아 보여 뽑으셨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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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홀(컵)에 공이 땡그랑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순간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어요. 필드에선 망아지 같다는 소릴 듣죠.”

 한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 유이(23·본명 김유진·사진)가 골프에 빠졌다. 2009년 애프터스쿨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꿀벅지’란 별명으로 화제를 뿌린 유이. 그는 올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편의 드라마에 연달아 출연하면서 연기자로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 골프를 소재로 한 드라마 ‘버디버디’(24부작·원작 이현세 골프만화 ‘버디’)에서 첫 주인공을 맡으면서 골프에 매료됐다.

 유이는 강원도 산골에서 어렵게 골프를 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고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골프 천재’ 성미수 역을 맡았다. 이 드라마는 J골프가 지난달 29일부터 국내 골프전문채널 사상 처음으로 매주 화·수요일 오후 11시에 방영하고 있다.

 “이현세 선생님의 만화를 먼저 봤는데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씩씩하게 달려가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어요. 오디션에 가서 감독님(윤상호)께 ‘골프 열심히 할 테니 무조건 시켜 달라’고 졸랐어요. 감독님은 나중에 제가 ‘힘이 좋아 보여 캐스팅했다’고 하시더군요(웃음).”

 키 1m71㎝, 몸무게 51㎏. 캐스팅한 감독의 말마따나 유이는 건강미가 넘치고, 힘도 좋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김성갑(50) 2군 감독의 두 딸 중 막내로 학창 시절에는 5년 동안 수영 선수로 뛰었다. 그러나 골프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클럽을 몇 번 잡아본 게 전부다. 그래서였을까.

 “드라마 촬영을 위해 골프를 정식으로 배우기 전엔 재미없는 스포츠일 거란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요, 공이 클럽에 제대로 맞았을 때의 느낌 아시죠. 넓은 필드에서는 큰 해방감을 맛보았어요. 필드에 나가면 마구 뛰어다녀서 촬영하는 동안 감독님이 ‘망아지’라고 불렀죠.”

 지난해 강원도 정선 일대에서 9개월에 걸쳐 진행된 촬영 기간 동안 유이는 철저히 골프 선수로 살았다.

 “골프 선수 역할이었기 때문에 프로 선수들이 보고 ‘쟤 뭐야’라는 평가를 듣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촬영 전에 3개월 동안 하루 서너 시간씩 스윙 폼을 만들었죠. 촬영 중에도 틈만 나면 훈련을 했어요. 드라마 촬영 뒤 모 골프웨어 브랜드의 모델이 됐는데 그때 만난 김하늘·안신애 프로가 스윙 폼이 좋다고 칭찬해줘 기분이 좋았어요.”

 어려움도 있었다. ‘버디버디’는 지난해 100% 사전 제작으로 드라마 촬영을 마쳤지만 지난 8월 tvN에 이어 J골프를 통해 방송되기까지 편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마음고생이 컸다. 가수 활동을 접고 연기에 올인했지만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을 받기도 했다.

 “이제야 험준한 산골에서 고생하면서 촬영한 보람이 생겼어요. 비록 드라마의 주인공이지만 ‘유이의 골프 스윙’이 골프전문채널 J골프에서 방송된다는 게 행복해요.” 유이는 “연기 활동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가수 활동을 하며 다소 소심해졌던 성격이 드라마를 하면서 확 밝아졌다. 그 이유로 “연기는 카메라를 보는 게 아니라 사람 눈을 보면서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이는 “JTBC의 개국을 축하한다”면서 “JTBC에서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는 스포츠 드라마를 만든다면 선수 역할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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