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과외와의 전쟁'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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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가 사이버 교육시스템을 구축해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과외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다.

오는 11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TV에서 방송하는 교과학습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또 기존 방송 프로그램 중 교육효과가 높은 것들을 원할 때마다 다시 볼 수 있는 VOD(Video On Demand)서비스를 실시한다.

시청자로선 따로 녹화하는 수고를 덜게 된다. 서비스의 양방향성을 살려 강의 도중 인터넷으로 질의응답도 가능하도록 하고, '강의노트'에 해당하는 방송원고도 문자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학습 보조자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EBS는 이 서비스를 위해 총 30억원을 들일 작정이다.

EBS 박흥수 사장은 "많게는 연간 수십조 원으로 추정되는 과외시장 수요자의 50%를 EBS 프로그램으로 흡수하는 것이 최종 목표" 라면서 "현재 4~5일 걸리는 프로그램 복사 보급 기간도 1~2일로 단축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 쇼핑몰 기능까지 겸하는 교육 포털사이트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같은 뜻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과 함께 프로그램 질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필수.

박사장은 "지난해 수능 적중률이 76%"라면서 EBS 프로그램 활용 이후 성적이 급상승한 대구 영신고 등의 사례를 설명하는 한편, "이미 전체 제작비 예산을 50% 증액했고 출연료 인상, 해외연수 등 우수 출연교사 확보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프로그램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차별화 전략도 내걸었다. 학교 수업시간에 교사와 학생이 함께 시청하는 프로와 가정에서 학생이 혼자 보는 프로를 구분해서 제작하고, 학습 수준도 현재 기본·심화 2단계에서 기초·중급·고급 3단계로 세분화한다.

지상파 방송은 가정활용 중심, 위성방송은 학교활용 중심으로 안배하는 등 편성의 전문화도 꾀한다.

계획대로 시청자들을 끌어 들일 경우 EBS측이 계산한 사교육비 절감 효과는 연간 8천3백60억원. 박사장은 "방송교재 판매가격도 낮춰 더 많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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