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립자 타우 중성미자 존재 증거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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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한국, 그리스 학자 54명으로 구성된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 연구팀은 20년 간의 연구 끝에 지금까지 가장 파악하기 어려운 미립자중 하나인 타우(Tau) 중성미자의 존재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처음으로 찾아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 연구에 참가한 한국인 학자는 경상대의 송진섭 교수를 비롯한 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우 중성미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로서 소립자 물리학의 기본모델상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마지막 입자. 중성미자는 항상 모든 곳에 빛의 속도로 부딪히고 있으며 매초 수조개가 우리 몸을 통과한다.

중성미자는 원자이하의 소립자중 가장 흔적을 드러내지 않는 미립자로 전하(電荷)를 띠지 않고 있으며 질량도 전자의 1백만분의 1정도로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연구팀의 바이런 룬드버그 대변인은 "우리는 마침내 타우 중성미자가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라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아냈다"면서 "매우 힘든 실험이었지만 타우 중성미자의 존재를 드러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증거 하나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 97년 페르미연구소의 원형 소립자 가속기를 이용해 강력한 중성자 빔을 감광유제를 입힌 금속 감광판들이 들어있는 15m짜리 검출기에 쏜 뒤 감광판에 남겨진 6백여만개의 궤적을 분석했다.

학자들은 미립자가 지나간 자리를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컴퓨터에 연결된 비디어 카메라를 사용했으며 계속 시역(視域)을 좁혀 타우 중성미자 충돌로 생긴 것으로 보이는 타우 렙톤의 분명한 궤적 4개를 찾아냈다.

노벨상 수상자로 지난 78년 타우 중성미자의 존재를 이론화한 마틴 펄 스탠퍼드대 물리학자는 "중성미자는 전하를 띠지 않기 때문에 직접 찾아낼 수 없다"면서 "타우 중성미자는 타우 렙톤을 만들어 내지만 이는 매우 빨리 사라져 그들이 남긴 서명만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타우 중성미자는 3번째이자 아마 마지막으로 발견될 중성미자다. 전자 중성미자와 뮤온 중성미자는 각각 지난 56년과 62년 발견됐다. 펄 박사 등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지난 78년 타우 렙튼이라는 미립자의 존재를 발견했으며 이에따라 타우 렙튼의전(前) 물질인 타우 중성미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결과와 관측내용을 과학잡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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