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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시황] 외국인 이틀연속 매도 780선 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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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쥐고 흔드는 거래소는 오늘도 그 위력 앞에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20일 거래소 시장은 외국인들이 연이틀 매물을 쏟아내 종합지수 78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게다가 투신권의 자금유입도 여전히 순조롭지 못해 시장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나흘동안 70포인트가 빠진 상황에서 나올 법한 반발 매수세는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달들어 최고 낙폭을 보이며 전일보다 18.40포인트 하락한 778.90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꺾인 장세에서 탈출하려는듯 연이틀 대규모 털어내기 공세를 펴 오후 3시 현재 1천3백6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투신권의 1백86억원을 포함 9백44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고, 개인도 초반 관망세에서 지수가 급락하자 전략을 바꾸며 5백95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외국인의 공세 앞에서는 무기력하기만 했다.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57%에 가까운 삼성전자는 '팔자'물량이 쏟아지며 지난 13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나흘째 하락,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전체 시가총액의 60%수준을 차지하는 거래소에서 이들의 하락주도는 그대로 종합지수의 하락으로 반영됐다.

LG투자증권 김정환 연구위원은 "미국에서 반도체업종이 하락하는 등 반도체관련 업체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겠는가에 대해 외국인이 회의적인 반응으로 보이며 그동안 매수비중을 높였던 삼성전자에 대해 일단 이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구위원은 "외국인의 매매동향과 투신권 자금유입이 향후 장세에 관건이 될 것"이라며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770선을 지지선으로 본다"고 밝혔다.

코스닥시장은 10포인트 정도 크게 출렁이며 변동성이 매우 심한 하루였다.

코스닥지수는 시장 전반의 침체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되며 오전장서 116.73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오후들어 개인들의 반발매수세가 늘어나며 낙폭을 점차 만회했다. 결국 지수는 전일보다 0.29포인트 오른 125.15으로 마감, 닷새만에 상승했다.

이번주 처음으로 거래량이 2억주를 넘고 거래대금도 2조원을 넘어서며 손바뀜은 다소 활발했다.

변동장세를 대변하듯 유니텍전자가 초반 하한가에서 상한가로 돌아서 눈길을 끈 것을 비롯, 삼일인포마인, 제이스텍 등도 하루 변동폭이 매우 컸다.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를 국가 기반시설로 지정하고 보안성을 적극 검토한다는 정부 방침이 나오면서 싸이버텍홀딩스, 장미디어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인터넷 보안업체들이 강세를 보였다.

초반 하락 분위기 속에서 지난주 신규 등록한 사라콤, 에스씨디, 중앙소프트 등이 맥없이 주저앉았고 어제부터 거래가 시작된 종목들 중에선 테인테크, 심스밸리가 상한가를 기록한 반면 삼아약품은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과거와 비교할 때 기술적 반등치고는 그 강도가 약해 시장체력이 취약함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주가조작파문 이후 더욱 불거진 시장에 대한 불신이 회복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Joins.com 김동선기자 <kdeni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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