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과오월’ 팬들이 차린 40돌 공연 “야광봉 흔들며 신나게 놀아볼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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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일 데뷔 4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여는 1970년대 포크듀오 ‘사월과오월’의 백순진(왼쪽)과 김태풍. [연합뉴스]

“팬들이 차려준 40주년 생일상을 받는 기분이에요.”(백순진)

 국내 싱어송라이터 1세대인 남성 듀오 ‘사월과오월’의 멤버 백순진(62·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장)과 김태풍(59·영창 파트너즈 대표)이 다음달 2일 4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오후 7시 30분 서울 행당동 소월아트홀에서다.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은 이들을 위해 팬카페 ‘사오모(사월과오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2500여 명이 자리를 마련했다.

 1971년 팀을 결성해 이듬해 첫 음반을 발표한 ‘사월과오월’은 외국 번안곡이 유행하던 70년대에 ‘화’ ‘바다의 여인’ ‘님의 노래’ 등의 창작곡을 히트시켰다. 만 삼 년 반을 함께 활동하고 75년 해체한 뒤 수십 년 만에 다시 서는 대규모 공식 무대다. 당시 김씨가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가게 되면서 팀은 자연스럽게 해체됐다고 한다.

 “해체 뒤 기획사를 설립해 신인 발굴과 음반 기획 일을 했어요. 이후 부친 사업에 참여하면서 미국 뉴욕에 거주했고, 2006년 귀국해 현재 유나이티드항공 총대리점인 ㈜샤프의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어요.”(백)

 “오스트리아 유학 길에 오른 뒤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학을 전공하고 시티은행에 입사했어요. 이후에도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등에서 근무하다 2003년 한국에 정착해 현재 영창 파트너즈 대표로 일하고 있죠.”(김)

 이 팀의 원년 멤버는 백씨와 이수만씨다. 첫 음반 녹음 뒤 이씨가 건강 문제로 빠졌고, 그 자리에 김씨가 들어왔다고 한다.

 “지금은 군에 있는 내 아들이 열다섯 살 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SM 오디션에서 떨어졌어요. 수만이 밑에 있는 애들이 보는 눈이 없는 거지 허허.”

 김씨가 웃으며 말했다. 그의 집안은 음악과 관련 깊다.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영창피아노를 설립했고, 집안은 유니버설레코드를 운영했었다. 오랜 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정착한 이들은 2005년 일부 팬과 연락이 닿으면서 만남을 재개하게 됐다고 한다.

 “한 팬이 72년에 받은 사인을 간직하고 있더라고요. ”(김)

 “당시 팬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재능 기부로 사회에 돌려준다는 생각이에요. 앞으로도 좋은 취지의 공연이 있으면 참여하기로 서로 약속이 돼있어요.”(백)

 “이번 콘서트에서 1부는 조용한 노래로 과거로 여행하는 시간을 보내고, 2부는 신나는 노래를 들려줄 거에요. 우리 7080도 자리에 선 채로 야광봉 흔들며 신나게 놀 수 있다는 것 보여줄 거에요.”(김)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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