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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과 정조가 맞팔한다고?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46호 16면

조선 22대 왕 정조(1752~1800)가 묻는 말에4대 왕 세종(1397~1450)이 답한다? SF 역사소설이 아닙니다. 제 타임라인(트위터 계정에 실시간으로 보이는 트윗 목록)에서 흔히 보는 대화입니다.정조(@King_JeongJo)가 임금 노릇의 어려움을 토로하자 세종(@SejongDaeWang)이 말합니다. “백성들이 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데, 그 이해관계가 부딪치고 얽히다 보면 어지러워지므로 임금을 세워 그것을 조율하고 다스리게 한 것(세종 13.6.20)이다.”

강혜란 기자의 트위터 세상

역사 속 두 성군의 맞팔(서로 팔로잉)과 대화. 이 신기한 풍경은 실은 한 사람의 아이디어입니다. 석사 논문을 정조로 쓰고 박사과정에서 세종을 공부한 정치철학도 김준태(@invictus78)씨가 두 계정을 동시에 운영하며 가상 대화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세종 계정을, 10월 정조 계정을 열었습니다. “다 아는 듯해도 잘 모르는 두 임금의 이야기를 실제 그들의 입으로 말한다면 관심을 끌겠다 싶어서”였답니다. 요즘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인기 덕인지 세종의 팔로어가 더 많아서 1만2300여 명이고 정조는 9000여 명입니다.트위터에는 유명인을 재현하는 가상계정이 많습니다.

니체·모차르트·마르크스의 육성을 실시간 만날 수 있습니다. 괴테(@GoetheBot_kr)의 경우 파우스트 등의 문장을 140자에 맞춰 올리지요. 김준태씨에 따르면 예전엔 이순신·정약용 등도 활발했는데, 요샌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고 합니다. 웬만한 시간과 내공을 갖곤 그 사람인 척하기 쉽지 않겠지요. 김씨만 해도 '홍재전서''세종실록' 등 저서와 사료를 쉼 없이 탐색합니다.지금 인생 말고 다른 인생을 살고 싶습니까? 트위터에선 가능합니다. 단, 어떤 사람을 제대로 흉내 내려면 내 인생을 열심히 사는 것만큼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theother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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