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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T-2000 사업자 심사기준 마련과 컨소시엄

중앙일보

입력

정보통신부가 14일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구체적 심사기준 개정안을 마련함으로써 올 연말 확정될 IMT-2000 사업자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심사기준 개정안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IMT-2000 사업을 기존 통신사업자가 중심이 된 컨소시엄에 맡길 수 있도록 ''컨소시엄 구성''을 유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물론 사업계획서를 심사함에 있어 통신설비규모의 적정성(35점), 재정적 능력(30점), 기술개발 능력(35점) 등 3개 심사사항으로 나눠 100점 만점의 평가기준을 만들고 여기에 출연금에 대한 가산점 2점을 보태 총 102점의 점수로 사업자를 선정하도록 배점했다.

또한 각 심사사항별로 100점 만점 기준으로 60점이상, 전체 평균 70점 이상인 경우에만 적격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수익성(3점), 안정성(3점), 성장성(3점), 신용등급(3점) 등의 재무구조와 기지국 공용화와 공동망 구축 비율(5점) 등의 심사항목(총17점)에 대해서는 계량평가를 하도록 하고 가령 신용등급 AAA일 경우 3.00점, Default의 경우 1.80점을 주기로 하는 등 구체적 기준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사업계획서 심사방식이 일종의 `미인선발대회(BEAUTY CONTEST)''라는 점을 감안할 때 사업희망자가 제출하는 사업계획서의 각 심사항목에는 별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이 일반적 관측이다.

따라서 정통부가 재정적 능력 심사사항중 주주구성의 안정성(4점)과 주식소유의 분산정도(4점)에 대해 개정안 공고 이후 컨소시엄에 신규로 참여하는 주주들이 있을 경우에만 점수를 부여하고 기존사업자 단독 신청일 경우 0점을 부여하겠다고 한 점은 사업권 획득 여부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는 특히 주식소유 분산정도에 있어 기간통신사업자, 정보통신중소기업, 통신장비제조업체, 콘텐츠업체 등 법인들에 대한 주식 분산정도를 중심으로 평가하되 아울러 일반 개인에 대한 주식분산 정도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정통부 석호익 정보통신지원국장은 일반 개인에 대한 주식분산과 관련,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때 추후 사업권을 딸 경우 주식의 일정부분을 개인에게 할당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으면 된다"며 "한국IMT-2000컨소시엄의 국민주 광고를 정부가 막았던 것은 사업권을 확보하지 못한 채 국민주 모집을 할 경우 국민들이 자칫 피해를 볼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통부의 이같은 심사기준안에 따라 IMT-2000 사업 희망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이 중심인 한국IMT-2000컨소시엄과 한국통신 그룹 등은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지만 기존사업 법인 그대로 IMT-2000 사업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이었던 SK텔레콤은 난감한 입장이다.

특히 공정거래위가 분류하는 30대 그룹에 속하는 SK텔레콤의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라 순자산의 25% 이내의 범위내에서만 출자하도록 한 출자총액 제한규정에 걸려있는 상태이다.

더구나 99년 기준 순자산 규모 3조7천억원인 SK텔레콤은 총 출자한도는 약 9천250억원 정도이나 이미 신세기통신 등을 인수하는데 5천억원 가까운 자금을 지출한 상태여서 새로 구성해야 할 컨소시엄에서 1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경제 차원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유도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기존 통신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 업계가 어떤 형태로 이합집산을 하게될지 주목된다. 관건은 IMT-2000컨소시엄이 세불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사업권 경쟁을 벌일 것인가 아니면 물밑 작업을 통해 신청 사업자가 3개로 사전에 정리되는 가의 여부에 쏠리고 있다.

정통부가 컨소시엄 구성을 강제하다시피 의지를 표명하고 나선 것은 국가자산인 주파수 분배를 통해 이뤄지는 초대형 이권사업인 IMT-2000사업에서 중소업체가 배제 됨으로써 재벌특혜 시비가 제기될 경우 국민의 정부 정책에도 부합되지 않고 자칫 정권에도 사후 부담을 줄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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