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로 성매매한 北여성, 원치 않는 임신에…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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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중앙포토]

북한에 버려지는 아기가 급증하고 있다. 식량난도 원인이지만, 생활고로 인해 성매매가 늘어난 탓도 있다. 북한에서 낙태 시술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어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한 여성들이 아이를 낳은 뒤 몰래 버리고 도망가는 것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올해 8월 31일에 이어 이달 23일 이와 관련된 기사를 잇따라 전했다. 두 기사의 내용은 비슷하다. 비슷한 기사를 두 번이나 보도할 만큼 북한 내 고아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RFA에 따르면 150명 규모의 양강도 혜산애육원에 현재 450명이 넘는 고아들이 살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애육원 주변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하도 많아 최근 이를 단속하는 경비원들까지 배치됐다"고 전했다. 2006년까지만 해도 애육원에 오는 고아들은 부모들이 꽃제비가 돼 떠돌아다니다 죽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007년 식량 가격이 급증하고 2009년 화폐개혁이 실패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어려운 생활 속에 갓난 아이를 버리는 행위 조차 범죄시하지 않는 분위기가 생긴 것이다. 고아들이 급증하자 혜산시에선 세탁소를 개조해 제2 육아원을 만든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일반 주민들도 먹고 살기 힘든 판국에 고아원으로 온 아기들이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을 리 없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혜산애육원에서만 지난해 수 십 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나마 농촌 지역 여성들은 고아원이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아무데나 아이를 버리고 도망가는 등 속수무책이다. 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은 결국 그대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RFA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8월31일자와 이달 23일자에서 같은 분석을 내놨다. 고아들이 급증하는 것은 최근 생활고에 따른 성매매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데다 돌격대나 군대와 같은 집단생활을 하면서 원치않는 임신과 출산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당국이 출산을 장려하면서 낙태시술을 엄격히 금하고 있는데다 피임수술도 불법행위로 규정해 버려지는 아이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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