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계획해 실천한 교육봉사라 더욱 보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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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계동현 조선족중학교에서 동덕여대 ‘한우리 봉사단’ 학생들이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주고 있다.

“열날 동안 우리는 아주 유쾌하게 보냈습니다. 아주 많은 지식을 가득히 배워서 정말 감사합니다. 비록 선생님들이 한국으로 가지만 우리는 선생님들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중국 헤이룽장성(黑龍江省) 계동현 조선족중학교 6년 손단단 양이 약간은 다른 한국어로 감사 인사를 했다. 지난 7월 동덕여대 제1기 해외봉사단이 보름 동안 진행한 영어·컴퓨터·음악·미술 수업 마지막 날이었다.

컴퓨터 수업을 맡았던 경영학과 4년 심수경(24)씨는 “하기 싫던 공부가 재미있어졌다는 단단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그 아이들이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우리가 한 작은 활동들이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요”라고 말했다.

봉사단은 지난해 10월 김영래 총장 취임 뒤 본격 논의를 거쳐 지난 5월 구성됐다. 이름은 ‘한우리 봉사단’. 학생들이 현지 조선족 아이들과 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직접 지었다. 이름 뿐 아니라 교육프로그램과 예산안까지 모두 학생들 스스로 짰다. 중국으로 출발하기 두 달 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학생들이 프로그램 시작부터 직접 참여하고 스스로 결정하게 함으로써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키워주자는 취지였다. 음악팀으로 아이들과 현지 노래인 ‘첨밀밀’을 함께 연주했던 중국어과 4년 유보람(24)씨는 “이번 봉사를 하려면 취업을 위한 인턴 활동을 포기해야 했어요. 그래서 고민이 컸는데 막상 우리끼리 계획을 짜고 그 계획대로 봉사를 시작하면서 내 인생의 큰 축복이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봉사단장을 맡았던 중어중문학과 김윤태 교수는 “조선족 학생들과 직접 접촉으로 학생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며 “봉사를 하면서 조선족 사회를 이해하고, 고정관념을 없애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진행된 한우리 봉사단의 활동은 현지 지역 신문에 소개될 정도로 큰 반응을 얻었다.

동덕여대는 내년 1월 베트남으로 열흘간 해외 봉사단을 보낸다. 지난 10월에 선정된 24명의 학생들은 2기 해외봉사단의 이름을 ‘동화’로 지었다. ‘동덕인의 화목하고 따뜻한 이야기’라는 의미다. 이번에도 학생들이 교육활동·노력활동·문화교류 팀으로 나누어져 매주 한번씩 모여 교육내용을 토론하고 스케줄을 짠다. 특히 이번에는 베트남 대학생 12명과 함께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한국의 봉사단이 왔을 때만 반짝하는 일회성이 아니라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취지다. 같은 또래의 봉사자들끼리 국제적인 나눔 활동에 대한 토론 시간을 따로 갖기로 했다.

봉사단을 운영하는 홍종명 부단장은 “베트남 현지에 봉사활동의 개념을 심어준다는 의미와 함께 우리 학생들에게는 외국의 또래들과 교류하는 좋은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지 행복동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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