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치료는 한국 의사가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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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우리나라 뇌경색·자궁경부암 진료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8개 회원국의 진료 수준(2009년 기준)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진료에서 1위를 했다. 뇌경색은 뇌 혈관이 막혀 피가 돌지 않는 급성질환이다. OECD는 환자가 입원한 뒤 30일 안에 사망한 비율을 따졌는데 한국은 1.8%로 가장 낮았다. 28개국 평균은 5.2%였다.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은 핀란드·일본에 이어 3위였다.

 한국은 암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5년 생존율(진단 후 5년 이상 사는 비율)을 비교했는데 자궁암은 노르웨이에 이어 2위, 대장암은 5위에 올랐다. 자궁암은 생존율은 76.8%로 OECD 평균(66.3%)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유방암은 82.2%로 13위였는데 OECD 평균(83.5%)에 다소 못 미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선민 평가위원은 “뇌졸중은 발생률이 높아 환자가 잘 인지하고 있고 병원도 잘 따라가 초기 대응이 신속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자궁·대장암은 조기 검진율이 OECD 평균보다 높고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를 갖고 있으며, 장시간 대기하지 않고 빠르게 진료하는 점 덕분에 생존율이 높았다.

 반면 뇌졸중처럼 초기대응이 중요한 급성심근경색(심장마비, 23위)으로 입원한 지 30일 내 사망하는 비율은 6.3%로 OECD 평균 5.4%보다 높았다. 김 위원은 “뇌졸중에 비해 급성심근경색은 환자가 적어 병원 응급실에 와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은 점수가 좋지 않았다. 혈당 조절이 안 돼 입원하는 환자의 비율이 꼴찌에서 셋째로 높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철우(내분비내과) 교수는 “입원을 많이 한다는 것은 합병증이 많다는 뜻인데 선진국에 비해 생활체육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만성질환도 적절하게 관리가 안 돼 하위권에 올랐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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