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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씹는 담배 황당한 규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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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프로야구(MLB)가 씹는 담배 추방을 위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AP통신은 2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씹는 담배 금지안’에 대해 부분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출범 이후 최초로 씹는 담배에 대한 강제조항이 생긴 것이다. 합의안에 따라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내년 시즌부터 경기 전 훈련과 경기 전후 인터뷰 때 담배를 씹지 못한다. 유니폼 뒷주머니에 씹는 담배를 넣지도 못한다.

 선수노조는 경기 중 씹는 담배 사용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았다. 마이클 와이어 선수노조위원장은 “선수들도 씹는 담배의 위험성을 모두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론을 의식한 듯 “선수노조는 앞으로 선수들이 금연센터를 찾도록 유도해 점차 전면 금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선수들의 씹는 담배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선수노조는 개인의 기호품이라는 이유로 규제에 반대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이미 1993년부터 씹는 담배가 전면 금지되는 등 흐름은 규제 쪽이었다.

 규제를 주장한 측에서는 이번 합의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매슈 마이어스 청소년금연운동본부 회장은 “선수들을 우상으로 여기는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 추진한 경기 중 씹는 담배 금지를 관철하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헨리 왁스맨 공화당 하원위원도 “선수노조가 실수를 했다”고 비판했다.

 씹는 담배는 한국의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도 사용하고 있으며 적잖은 비판을 받아왔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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