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경제학] CP가 뭐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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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사업자금을 구하기 위해 보통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합니다. 그런데 CP라는 것도 그 중 하나의 역할을 한답니다. 그게 뭔지 궁금하죠.

CP는 'Commercial Paper' 의 약자, 우리말로는 기업어음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왜 CP를 발행하는지를 알고 싶을 것 같네요. 그것을 얘기하기 위해선 우선 주식과 채권의 특성부터 설명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주식은 회사에 사업자금을 대주면서 투자자가 주주 자격을 얻게 됩니다.

또 채권의 경우 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채권자가 되지요. 주식과 채권은 그런 차이점이 갖고 있어요. 여기서 채권은 회사가 발행한다고 해서 회사채라고도 하지요.

그러면 회사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갚을 필요가 없는 주식을 발행해 사업자금을 조달하면 될 것이지 왜 회사채를 발행할까요. 그건 돈을 구하는 여건 면에서 주식.회사채가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주식은 일일이 주주에게 추가 출자를 받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회사채는 일시에 많은 돈을 빌려줄 금융기관만 찾으면 되거든요.

특히 증시 침체상태에서 주식은 워낙 낮은 가격에 발행하게 돼 자금조달 효과 없어요. 이럴 때 회사채는 발행기업의 신용도가 높고 사업성만 유망하다면 간편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편리하잖아요.

이제 주식과 회사채의 차이를 조금은 알 것 같죠. 그러면 채권 못지 않게 기업의 중요한 자금조달 수단인 CP에 대해 알아볼까요.

CP는 회사가 돈을 빌렸다가 만기에 원금.이자를 함께 값는다는 점에서는 회사채와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차이점이 있어요.

CP의 가장 큰 특징은 짧은 기간 동안 쓸 돈이 필요할 때 아주 유용한 자금조달 수단이라는 점이랍니다.

회사채는 보통 1년.2년.3년 단위로 장기자금이 필요할 때 발행(특히 3년 만기가 대부분)되는데 비해 CP는 일주일.한달.3개월짜리가 대부분입니다.

그야말로 갑자기 자금이 필요할 경우 발행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어요. 급전인 만큼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는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이 면제되죠.

그 대신 CP는 발행요건이 까다로워요. 전문적으로 말하면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정해진 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아야 거래가 가능해요.

즉 CP는 A1.A2.A3.B+.B0.B- 등급에 한해서만 발행이 가능하죠.

회사채는 등급 체계(AAA.AA.A.BBB.BB.B)가 조금 다른데 C등급 이하도 투자자만 있으면 발행이 가능하답니다.

CP는 또 부도가 났을 경우 투자자가 전적으로 손실을 입게 돼 있어요. 회사채는 유가증권신고서를 발행한 만큼 발행회사에 대해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것과는 차이가 난답니다.

개인간의 어음은 배서자 또는 중개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CP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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