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구 8000명 면지역에 5억 장학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인구 8000여 명에 불과한 면(面) 지역 주민들이 장학회를 설립해 화제다. 도(道)나 시·군 단위에서 장학회를 설립하는 경우는 많지만 면단위에서 장학회를 만드는 건 흔치 않는 일 . 장학회를 설립한 곳은 충북 음성군 삼성면. 삼성면 주민들은 최근 5억2000여 만원의 기금으로 ‘(재)삼성면장학회’를 설립했다.

 장학회는 지난 3월 발기인 선정을 시작으로 5월 정관·설립위원회 구성, 9월 법인설립 허가, 지난달 법인등록·사업자등록 등의 절차를 거쳤다.

 장학회 기금은 고교 설립 예정지를 매각한 4억1000만원에 최근 문을 연 음성축산물공판장이 5000만원, 삼성면 이장협의회가 4000만원, 유림양행이 1000만원을 내놓았다. 장학회 권혁훈 이사장과 삼성농협이 각각 500만원을 기탁하면서 기금이 5억2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삼성면은 충북 음성에서도 교육열이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1920년대에 초등교육기관이 설립됐고 한국전쟁 속에서도 주민들이 직접 중학교를 세웠다. 1970년대 들어 고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주민들은 고등학교 설립추진위원회를 만들고 마을별로 기금을 걷고 학교 부지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인구가 크게 줄면서 추진이 지연됐다. 최근에는 인근 금왕읍에 2014년 대소금왕고 설립 계획이 확정되면서 삼성면에 고교 설립이 어려워지자 주민들은 부지를 매각한 기금에 다시 지역민들이 뜻을 모아 장학회를 발족하게 됐다.

 삼성면장학회 권혁훈 이사장은 “작지만 알찬 장학회로 발전시켜 삼성면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역은 물론, 대한민국의 인재, 나아가서는 세계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