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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합창·치어리딩 … 끼 많은 10대 꾼들 다 모였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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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레고 블록으로 만든 모자를 쓴 한 학생이 가볍게 머리를 까딱인다. 그의 고갯짓에 따라 딱정벌레를 닮은 레고 로봇이 전후좌우로 ‘춤’을 춘다.

 “모자에 달린 센서가 X·Y·Z축, 세 방향의 움직임을 감지해 블루투스(Bluetooth, 근거리무선통신)로 로봇을 조정하는 겁니다.”

 1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막을 올린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에 참가한 경기도 안산 경기모바일고 2학년 주영운(17)군의 설명이다. 주군은 이 학교 로봇개발 동아리 ‘모바일로보틱스’ 소속이다. 블루투스·와이파이(Wi-Fi·무선 LAN) 등 스마트폰에 쓰이는 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한 원격 제어 로봇을 만드는 동아리다.

 로봇들이 내는 ‘윙윙’ 거리는 모터 소리 사이사이, 한쪽에서 힘찬 영어 구호가 들려왔다.

 “원·투·스리·포, 다운(down)·업(up)!”

 남학생 둘이 깍지 낀 손을 들어올려 여학생을 허공에 던진다. ‘브링 잇 온(Bring It On)’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치어리딩 팀이다.

청심국제고 동아리 ‘치어리츠(Cheeritz)’ 소속인 장서영(16)양은 “기계체조를 바탕으로 한 스턴트 치어리딩”이라고 소개했다. “운동 경기팀을 응원하기 위한 치어리딩이 아니라, 그 자체가 운동인 치어리딩”이라는 설명이다. 이 동아리는 매주 두 번, 자율학습을 끝내고 학교 체육관에 모여 연습을 한다고 했다.

 이날 창의체험 페스티벌은 주군, 장양 같은 10대들의 ‘젊은 열기’로 뜨거웠다. 킨텍스 제2전시관 6·7번 홀에서 20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학생 동아리 축제다. 전국 초·중·고교의 ‘꾼’들이 모여 자신의 ‘끼’를 자랑하는 자리다.

 과학·예술 등 전시·체험 프로그램에 230개 팀, 19일부터 열리는 합창·토론·독서발표 경연대회에 72개 팀이 참가한다. 행사장 전면에 마련된 무대에선 축제 기간 내내 39개 팀이 돌아가며 사물놀이·밴드 공연 등을 선보인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과학창의재단 강혜련(54) 이사장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며, 창의적 자극을 받고 협동심·리더십을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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