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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탓에 … 2198억 흑자 내고도 웃지 못하는 건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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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건강보험이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건보 재정 수지가 2198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16일 추정했다. 복지부는 올해 건보 지출이 3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초 5000억~1조원가량의 적자를 예상했었다. 이번에 흑자를 냄으로써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1조179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건보는 고령화·의료 이용 증가 등의 이유 때문에 지난해 1조2994억원, 2009년 32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렇게 흑자를 낸 이유는 지출 증가율이 꺾인 반면 수입은 생각보다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2006~2010년 지출이 연평균 12.5% 증가해 왔으나 올 1~10월 7.7% 정도 증가에 그쳤다.

 지출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올해 경기 침체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는 44개 대형 대학병원 진료비 수입이 줄어든 적이 있는데 이는 최근 몇 년 새 드문 일이다. 복지부 박민수 보험정책과장은 “병원 이용과 경기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올해 경기가 좋지 않아 환자들이 병원 이용을 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 플루 같은 전염병이나 유행성 눈병 같은 것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정부가 시판 중인 약의 경제성을 재평가해 건보 인정 가격을 깎는 등 각종 약가(藥價) 인하 정책을 편 덕분에 올해 지출이 3000억~4000억원 줄었다.

 게다가 수입은 예상보다 늘었다. 올 4월 건보 직장가입자들이 지난해 납부한 건보료를 정산한 결과 1조4000억원가량이 들어왔고 그 이후에도 3000억원이 더 걷혔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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