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잠수함투수 '연승깃발'

중앙일보

입력

어뢰투로 뒷문을 봉쇄한다.

삼성의 중간계투 김현욱(30)과 마무리 임창용(24)이 잠수함 투구로 최근 삼성의 연승행진을 이끌고 있다.

특히 둘은 지난 2일과 4일 경기에 연속 출장, 잠수함 투수끼리 호흡을 맞추며 승리를 지켰다.

2일 현대전에서 김이 6회말 중간계투로 등판해 두 타자를 처리하고 물러나자 임은 나머지 10타자를 상대로 삼진 8개를 잡아내는 호투로 승리를 굳혔다.

또 4일 두산과의 경기에선 6회 선발 이용훈이 3점홈런을 맞고 6 - 3으로 추격당하자 긴급히 김이 등판했다.

김이 2와3분의1이닝 동안 1실점한 뒤 마운드를 넘겨주자 임은 1과3분의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성이 6연승(2무 포함)을 올리는 동안 김은 4경기에 출장, 9이닝을 던져 2실점.11탈삼진에 1세이브 2홀드를 기록했다.

임은 6경기에 등판, 11과3분의1이닝 동안 무실점.16탈삼진으로 4세이브를 챙겼다.

투구 스타일이 비슷한 언더핸드 투수가 이어 던질 경우 상대 타자들의 눈에 쉽게 익어 난타당하기 쉽다.

그러나 둘은 같은 잠수함 투수임에도 전혀 다른 패턴으로 타자를 공략한다.

김현욱이 커브.체인지업.싱커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반면 임창용은 언더핸드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1백50㎞에 육박하는 직구에다 슬라이더를 섞는다.

1997년 당시 쌍방울에서 무려 70경기에 등판하며 언더핸드 투수로는 최초로 20승 고지에 올랐던 김현욱은 서른의 나이에도 삼성의 허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마땅한 미들맨이 없던 삼성으로서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마운드에 오르는 그의 '백의종군' 이 고마울 뿐이다.

불같은 강속구를 되찾으며 최근 '창용불패' 의 신화를 이어 가고 있는 임창용은 선배 김현욱의 자기관리 요령 등을 전수받으며 삼성의 후반기 돌풍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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