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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부성동 주민센터 ‘징검다리 봉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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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부성동 주민센터 ‘징검다리 봉사단’은 여성10명으로 구성됐다. 동 주민센터를 찾은 주민들의 민원을 돕는다.

“주민들을 돕기 위해 민원 업무를 하나씩 배우고 있어요. 모르던 걸 배우니 재밌네요. 이제 봉사는 제 삶의 활력소랍니다.”

 징검다리 봉사단장인 오우환(51)씨의 얘기다. 지난 6월 천안시 부성동 주민센터에 ‘징검다리 봉사단’이 생겼다. 여성 10명으로 구성됐으며 2인 1개조다. 조별로 하루씩 돌아가며 평일 오전 3~4시간 동안 주민들의 민원을 돕는다. 각종 신청서 작성을 가르쳐주거나 눈이 좋지 않은 노인을 대신해 대필도 해준다. 팩스·복사기 사용도 돕는다. 오 단장은 “민원인과 센터 직원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자는 의미에서 봉사단 이름을 지었다. 직원들이 신경 쓰지 못하는 민원 업무를 돕는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봉사로 삶의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봉사를 시작한 후부터 가족에게 인정 받아요. 남편이 먼저 ‘오늘 봉사 활동 가는 날이지’라고 물어봐요. 모임에 나가면 ‘아내가 요즘 많이 바쁘다’며 자랑도 한다니까요.” 조인자(44)씨가 웃으며 말했다. 조씨는 “최근에 몸이 안 좋아 병원을 다녔다. 가족들에게 봉사활동을 당분간 쉬어야겠다고 말했는데 힘들더라도 끝까지 해보라고 응원해 줬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의 반응에 기분이 좋다. 나 스스로 자신감이 생긴다”고 밝혔다.

 두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찬영(40)씨는 자신의 봉사활동이 자녀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 국어 교과서에 봉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들이 저에게 봉사를 하면 정말 행복해지냐고 묻더라고요. 봉사를 한다는 일 자체만으로도 부모를 존경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커지더군요.” 김씨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자녀들을 교육시켜 뿌듯하다고 한다. 단원들은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 시작했지만 자신들이 행복을 얻었다고 말한다. 오 단장은 “봉사를 하고 싶었지만 몸이 약해 힘에 부치는 활동은 못했다. 징검다리 봉사단 활동이 나에겐 제격이다. 작은 봉사가 나의 삶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박영희(47)씨도 “삶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부성동 주민센터 김응일(45) 민원팀장은 “봉사단이 활동하면서 주민센터 분위기가 밝아졌다. 센터를 찾은 민원인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해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조한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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