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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등 '벤처 인큐베이팅' 직접 창업

중앙일보

입력

벤처 인큐베이팅(창업보육)사업 분야에 변호사.공인회계사.변리사 등 법률.회계 전문가들이 잇따라 나서고 있다.

그동안 주로 창업보육 업체.기관과 제휴하거나 자문역을 맡는 등 수동적으로 지원해오다 최근에는 전면에 나서 인큐베이팅 네트워크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싹튼 정보통신부.중소기업청 등 정부 주도의 창업보육사업을 벤처 인큐베이팅 1세대, 지난해부터 창업.신기술 투자회사나 벤처기업.대기업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망 벤처 사냥에 나선 것을 2세대로 본다면 법률가들이 전면에 나선 올해부터는 3세대에 해당한다.

유미특허법률사무소 최현석 변리사는 "법조인 증가, 법률시장 개방 등으로 국내 법률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문성을 갖춘 법률가들이 벤처지원사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벤처로그룹.퍼킨스 코위 같은 법률가 중심의 인큐베이팅 사업이 성업 중이다.

법률가의 벤처 인큐베이팅은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물리적 방식보다 사업계획서 작성.회사 설립.외자유치에서 코스닥 등록.나스닥 상장에 이르기까지 신생기업이 취약한 법률 관련 서비스에서 장기를 발휘한다.

지난 5월 회사를 설립하고 오는 7일 출범식을 갖는 CCC벤처컨설팅은 기술.법률에 두루 강점이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 회사 공석환 대표는 생물물리학을 전공한 미국 이학박사 출신 국내 1호 변호사로 특허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중앙에서 지적재산권 분쟁 처리 업무를 맡아왔다.

公대표는 "벤처업계가 조정기를 거치면서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전략적 제휴가 활발해지고 비즈니스 모델(BM)과 같은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면서 "이제 기술을 아는 법률전문가가 벤처 인큐베이팅 사업을 이끌 때" 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영화회계법인과 제휴한 데 이어 최근 LG화학.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장기신용은행 등 출신의 전문가 10여명으로 진용을 짰다.

업무 개시 6주만에 핸디콤.투웨이커뮤니케이션.마이크로큐닉스.엠바이오테크 등 정보통신.생명공학.게임 등 분야 10여개 업체의 투자유치 업무를 맡았고 30여개 벤처기업의 고문을 맡을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달 문을 연 ㈜TNT는 인터넷 법률서비스 사이트 '디지털로' (http://www.digitallaw.com)구축을 주도한 안식 변호사를 비롯해 변리사.회계사들이 주축이 된 인큐베이팅 회사다.

한결법무법인.유미특허법률사무소.화인경영회계법인 등이 공동 출자했으며, 테크밸류라는 별도의 기술평가법인을 만들었다.

최근 ㈜인산가의 증자 업무를 마무리했고 20여곳과 업무 제휴 상담을 벌이고 있다.

송만호 공동대표(변리사)는 "신생기업이 자리잡을 때까진 같은 기술이 들어오지 못하게 특허출원 등을 통해 진입장벽을 만들어야 한다" 고 말했다.

지난 4월 변호사 10여명이 모여 문을 연 지평법률사무소도 서울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내고 '벤처전문 로펌' 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벤처인큐베이터.벤처글로벌센터.사이버로 클리닉 등 내부 조직을 갖추고 기존 로펌과 차별화된 인큐베이팅 서비스에 나섰다.

지난달 말 출범식을 한 퍼시픽벤처스는 98년부터 벤처법률지원센터를 운영해 온 배재광씨가 주택은행과 합작해 만든 창업보육회사다.

裵사장은 사법시험(38회)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다니지 않고 벤처사업에 뛰어든 독특한 경우로 벤처기업에 특화한 법률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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