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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수술 한 번으로 노안과 백내장 동시에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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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노안은 숙명일까. 하지만 요즘 노안 수술의 발전을 보면 ‘돋보기 없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특수 인공수정체의 개발이다. 종래 인공수정체는 백내장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따라서 초점이 원거리를 보도록 맞춰진 단초점렌즈였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고 있는 특수렌즈는 다초점렌즈다. 먼 거리와 가까운 곳을 동시에 보도록 한 것. 그러나 아직은 특수렌즈로 갈아끼우는 노안 수술은 걸음마 단계다. 시술에 대한 안전성, 그리고 시력개선 효과에 대한 검증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국제노안연구소 박영순(아이러브안과 원장) 소장은 최근 서울성모병원 주천기 교수팀과 노안교정용 특수렌즈 수술을 받은 사람의 시력개선 효과를 분석했다. 환자는 모두 154명(남 84명, 여 70명)으로 이들의 평균 근거리 시력은 0.1, 원거리 시력은 0.4였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특수렌즈를 갈아끼우고 시력개선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근거리(30㎝ 거리)는 0.8, 원거리는 0.9의 시력으로 개선됐다. 근거리 0.8은 작은 사전 글씨도 읽을 수 있는 수준.

 또 수술 환자 10명 중 9명이 수술 후 결과에 대해 ‘매우 만족’이라고 답했다. 이들의 나이는 평균 54.6세였다.

 노안 수술은 백내장 수술과 원리·방법이 같다. 렌즈 역할을 하는 퇴행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집어넣는 것이다. 수술도 간단하고 다음 날이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렌즈는 아크리소프 재질로 부작용이 거의 없고, 자외선과 청색광선을 걸러줘 망막을 보호하는 이점도 있다.

 박영순 원장은 “평균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안 수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시술 성적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며 “이번 연구를 계기로 특수렌즈 수술법이 검증된 노안 수술법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지난 10월 13∼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백내장굴절학회(APACRS)에서 발표됐다.

 이 수술은 노안뿐 아니라 백내장을 함께 해결해준다는 점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중·노년층에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는 미국 알콘사의 레스토, 독일 칼자이스의 리사렌즈 두 종류가 있다. 레스토는 1994년 개발돼 현재 전 세계에서 2500만 건의 시술이 이뤄졌다. 200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과하고, 국내에선 2006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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