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 다니는 컴퓨터 '끝'…'버추얼 데스크톱'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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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이 잦은 비즈니스맨들의 고민 중 하나가 작업하던 컴퓨터를 들고 다닐 수 없다는 점.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나마 낫지만 데스크톱PC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출장이라도 가면 속수무책이다. 무거운 PC를 들고 다닐 수 없어 사무실에서 하던 업무가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마다 이들은 "사무실에서와 똑같은 컴퓨터 환경에서 일을 할 수는 없을까" 라는 꿈을 꾼다.

이같은 꿈이 실현되고 있다. 사무실 또는 집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환경을 온라인에 그대로 재현,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볼 수 있는 ''버추얼 데스크톱(Virtual Desktop)''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버추얼 데스크톱'' 이란 데이터를 저장하는 하드디스크와 응용 프로그램 등을 인터넷 공간에 제공하는 서비스. 오프라인의 데스크톱PC를 가상공간에 올려 놨다고 해서 ''버추얼 데스크톱'' 이라고 하며 일부에서는 웹OS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용자들은 오프라인 사무실에서 하던 작업을 인터넷의 버추얼 데스크톱에 올려 저장시킨 뒤 출장지나 집에서 인테넷에 접속,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무실에서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던 보고서를 버추얼 데스크톱에 올려 놓으면 해외 출장 중에도 다른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 서울에서 하던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

때문에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이나 PC방을 자주 찾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아직 버추얼 데스크톱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가 많지 않아 가상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돼 있다.

◇ 활발한 버추얼 데스크톱 서비스

현재 국내에서 버추얼 데스크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10여곳. 무료와 유료 서비스가 섞여 있고 최근에는 1기가바이트(GB)나 되는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제공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그래텍은 지난달부터 자사의 버추얼 데스크톱 서비스인 팝데스크를 통해 1GB의 대용량 하드디스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회원수는 27만명, 하루 접속건수는 10만건에 이른다고 한다.

한글과컴퓨터는 연간 2만5천원만 내면 1백메가바이트(MB)의 하드디스크와 한글 프로그램을 쓸 수 있는 넷피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드림위즈는 ''마이웹데스크'' 를 통해 65MB의 하드디스크를 무료로 제공한다. 여기에 각종 홈페이지.일정관리.전자우편 등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밖에 지오이네트는 20MB는 무료이고, 60MB는 월 9천원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스토리지온넷.웹하드.매직컬데스크.스토리지포인트.비스토.지키가 등도 버추얼 데스크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 응용프로그램 제공은 미흡

대부분의 서비스업체는 버추얼 하드디스크 제공에만 주력, 응용프로그램 서비스는 미흡한 상태다. 넷피스에서만 워드프로세서인 한글을 제공한다.

나머지 업체들은 하드디스크 공간과 일정관리.주소록.전자우편 등 간단한 프로그램만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사무실에서 하던 파워포인트 작성이나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복잡한 작업의 경우 집이나 출장지의 컴퓨터에 해당 프로그램이 저장돼 있지 않으면 버추얼 데스크톱은 무용지물이다.

그래텍 배인식 부사장은 "앞으로 응용프로그램 개발업체와의 제휴를 확대, 다양한 프로그램을 버추얼 데스크톱을 통해 제공해 회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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