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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기름 만든 고(故) 윤독정 여사처럼 여성의 섬세함이 세상 이끈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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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호 22면

1930년대 독자적 기술로 동백기름을 만든 고 윤독정 여사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인 고(故) 서성환 회장의 어머니 고(故) 윤독정 여사는 1930년대 개성에서 동백기름을 직접 만들어 팔았다. 당시 동백기름은 여성들의 머리 손질용으로 인기가 높았다. 냄새가 나지 않고 잘 마르지 않으며, 윤기가 오래 지속하면서도 때가 잘 끼지 않아 좋은 머릿기름의 특성을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그만큼 만들기 어렵고 비쌌다. 윤 여사는 독자적인 기술로 동백기름을 만들었다. 그가 만든 제품은 남다른 품질로 입소문이 났고 신뢰를 얻었다. 윤 여사는 최고의 물건을 만들겠다는 정신을 가진 ‘여성 과학기술인’이었다.

2011 아시아 여성 에코과학기술포럼 개최한 아모레퍼시픽

이런 어머니를 곁에서 지켜보고 도우면서 자란 서 회장은 45년 태평양화학공업사(현 아모레퍼시픽)을 세웠다. 서 회장은 ‘기술과 품질로 고객에게 인정받는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경영의 기본으로 삼았고 여성을 존중하는 인재관을 가졌다. 아모레퍼시픽은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와 함께 7~9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2011 아시아 여성 에코과학기술포럼(AWESF)’을 열었다. 이 회사 서경배 대표의 할머니인 윤 여사의 ‘동백기름’ 정신, 부친인 서 회장의 여성존중 인재관이 바탕이 된 행사다.

AWESF는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여성 과학기술인이 친환경적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여성 리더십을 논의하는 포럼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중국·인도 등 10여 개국에서 400여 명의 젊은 여성 과학기술인이 참석했다. 포럼에서는 석·박사 과정 재학생, 학위 취득 10년 미만의 여성 과학기술인들이 연구 발표를 했다. 연구 성과를 발표할 기회가 적은 신진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서경배 대표는 “젊은 여성과학 기술인이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기회가 되고, 연구 동향을 공유할 수 있는 장(場)이 되며, 과학 리더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조 강연을 한 앨리스 황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회장은 “여성과 소수 민족 등 다양한 계층이 과학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여성 과학기술인들은 포럼에서 친환경 첨단 기술과 생활, 피부·식품, 천연물 소재기술, 여성교육과 리더십 등에 대한 60여 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수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4명은 포럼에 참석한 각국 과학기술 리더들의 심사를 통해 ‘2011 AWESF 아모레퍼시픽 어워드’를 받았다. 수상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과정 윤보은씨(중추 신경계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 감마아미노낙산의 기능에 대해 연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과정 민들레씨(온실가스 수준 측정 방식 연구), 일본 도쿄공업대 아니타 알바레즈 오치마르 연구원(친환경 콘크리트의 내구성 연구), 태국 국립나노기술연구소 연구원 아피라다 수콘푼트(탈모 방지를 위한 허브 추출물과 효능 성분의 흡수 연구)다. 강학희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장은 “앞으로도 친환경 과학 기술 발전에 기여한 여성 과학기술인을 적극 발굴하고, 그 성과를 널리 알려 미래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양성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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