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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남부연합 ‘혁통’ … 두 달 새 추진위원 220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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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혁신과 통합’(이하 혁통)이 야권 통합 국면에서 논란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현재 혁통과 손잡고 야권 통합을 밀어붙이고 있다. 혁통을 ‘준(準)정당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손 대표의 노선에 반대하는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혁통은 통합협상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출신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혁통 상임공동대표)는 ‘복당’ 대상,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혁통 상임공동대표)은 ‘입당’ 대상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혁통 추진위원으로 가세하면서 혁통은 야권의 ‘신(新)사령부’이자 통합파들의 전진기지(基地)임을 부인키 어렵다는 게 야권 내부의 일반적인 평가다.

 혁통은 친노무현계 인사들과 진보 시민단체 인사들이 지난 9월 6일 야권 통합을 목표로 출범시킨 조직이다. 출범한 지 2개월밖에 안 된 혁통이지만 몸집은 급속히 커졌다.

 혁통은 15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공동대표단은 친노그룹 4명(이해찬 전 총리·문재인 이사장·김두관 경남지사·문성근 백만민란 대표), 시민단체 출신 6명(김기식·남윤인순 ‘내가 꿈꾸는 나라 대표 등), 종교계 4명(정상덕 원불교사회개혁교무단 공동대표 등), 교수 1명(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으로 구성됐다. 이 중 6명(이해찬·문재인·김두관·문성근·이용선·남윤인순)이 ‘상임’공동대표단이다.

 혁통의 추진위원은 박원순 시장을 포함해 2223명(7일 기준)에 이른다. 추진위원은 5만원 이상의 야권 통합 특별기금을 납부한 열성회원들이다. 추진위원들은 각 지역에서 열리는 발족식 등에 참석하며 야권 통합을 독려하고 있다. 혁통은 11일 대전광역시 발족식을 시작으로 충북·충남·전남을 돌면서 차례로 지역 발족식을 개최한다. 사실상 전국 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혁통에는 ‘개미군단’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혁통 상임공동대표인 문성근씨가 이끄는 ‘백만민란’은 전국 회원 수만 18만여 명에 달한다.

 민주당에 부족한 부산·경남(PK) 출신 인재풀을 혁통이 갖추고 있다는 것도 야권 내에서 혁통의 영향력을 키워주는 요인이다. 문재인 이사장, 박원순 시장, 김두관 지사, 조국 교수 등은 모두 PK 출신들이다.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이 혁통과 합치면 ‘(영·호남) 남부벨트’의 재건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마음만 먹으면 독자적으로 창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혁통이지만 문 이사장은 지난 1일 “ 혁통이 신당을 창당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문 이사장은 7일 기자들과 만나 “통합 정당 내부에선 하나의 정파로서 독자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 통합 정당이 건설되면 민주당 출신들과 혁통 출신들 간에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강기헌 기자

◆남부(민주)연합= 영·호남 지역구도를 깨고 광주·전라와 부산·경남이 ‘야도(野都)’로 뭉치자는 신조어. 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의 주장으로 호남 기반의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의 PK(부산·경남) 인재풀 간 결합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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