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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원샷 전대 12월 17일 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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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문재인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오른쪽)가 9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자리를 권하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옆을 지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손학규=(야권)통합은 시대적 요청이고 국민의 명령이다.

 ▶문재인=통합에 관한 생각이 같다는 것이 확인됐다. 좀 더 속도 있게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혁신과통합(혁통) 상임공동대표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9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나 나눈 말들이다. 손 대표가 ‘민주당 전당대회 없는 통합 전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문 이사장은 손 대표의 회동 제의에 응했다. 회동 후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두 대표는 통합 일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회동에서 손 대표는 문 이사장에게 “혁신과 통합이 ‘선(先) 민주당 전대, 후(後) 통합 전대’를 원하느냐”고 묻자 문 이사장은 “처음 듣는 말”이라는 반응도 보였다고 한다. 민주당 일각에선 혁통이 세(勢)싸움에서 밀릴 수 있는 야권통합 전당대회(경선)에 반대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 그러나 문 이사장은 “야권통합추진기구를 서둘러 만들어 거기서 국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결정하자”는 의견을 내놨다고 한다.

 회동에 앞서 문 이사장은 이해찬 전 총리(혁통 상임대표)와 함께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를 방문해 통합 논의에 참여해줄 것을 설득했다. 이에 유 대표는 “민주노동당을 포함한 제정당이 참여한다면 동참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박지원

 혁통 추진위원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야권통합 신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혁통 주요 인사들이 한꺼번에 전면에 등장한 셈이다. 박 시장은 “지금은 서울 시정 업무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 업무에 더 힘쓸 것”이라면서도 “야당이 하나 돼 국민들이 바라는 혁신의 과정을 걷는다면 함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야당 단일후보로 선거를 치른 것은 사실이지만 제3의 정당이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제3당 창당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안 교수가 정치를 하더라도 그 길을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이사장과 야권통합에 ‘속도’를 내기로 한 손 대표는 국회로 돌아와 야권의 제정당과 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전당대회’를 오는 12월 17일 치르자고 제안했다.

 손 대표 측근인 민주당 정장선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혁신과통합·민주노동당을 포함한 진보정당, 한국노총, 박원순 서울시장 등 모든 정파에 주말쯤 연석(連席)회의에 참석하도록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단독 전대를 요구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전에 어떤 언질도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법이 어딨느냐”며 “‘나를 따르라’는 식의 결정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글= 양원보·최모란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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