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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FTA’ 박원순 옆엔 문재인·이해찬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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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30일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단과 점심을 함께했다. 왼쪽부터 이용선 상임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박 시장,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 상임대표. [변선구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혔다. 외교통상부와 행정안전부에 ‘한·미 FTA 서울시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비준안에 들어있는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관계기사 4, 5면>

 박 시장은 의견서에서 “FTA 발효 후 미국 기업이 국내시장에 진출해 손해를 보면 중앙·지방정부를 상대로 국제중재기구에 제소할 수 있게 돼 시와 시민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며 ‘ISD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형주 정무부시장(左), 김기식 공동대표(右)

 박 시장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선 FTA에 대해 “깊이 있게 검토하지 못했다”며 찬반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랬던 박 시장은 취임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29일 비서실에 “한·미 FTA가 서울시정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러곤 이튿날인 30일 여의도에서 문재인(얼굴 왼쪽)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오른쪽) 전 국무총리 등 ‘혁신과 통합(혁통)’ 지휘부격인 상임대표단과 오찬을 함께했다. 당시 오찬에 참석했던 김기식 혁통 공동대표는 “그 자리에서 FTA 문제를 논의하진 않았으나 박 시장은 시민사회와 교감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도 “선거 과정에서 (FTA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혀 달라는) 야권 및 시민사회의 요구가 있어 박 시장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박 시장의 결정에 혁통이 영향을 미쳤거나, 박 시장의 입장 표명이 반FTA를 고리로 야권통합을 가속화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운동 과정에서 민주당에는 입당하지 않은 대신 혁통에는 가입했었다.

그는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직후인 지난 9월 25일 고(故) 문익환 목사의 부인 박용길 장로의 빈소를 찾았다. 문 목사·박 장로의 아들은 문성근 혁통 상임공동대표다. 박 시장은 이날 ‘혁통’에 가입한 뒤 ‘추진위원’을 맡았다. ‘박원순의 서울시’와 혁통 간에는 이외에도 여러 인사들이 인연으로 얽혀 있다. 김기식 혁통 공동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기간 중 박 시장의 특보로 활동했었다. 김형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혁통 상임공동대표인 이해찬 전 총리의 측근이다. 김 부시장은 이 전 총리가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 그의 대변인을 맡았었다.

 혁통 추진위원인 박 시장이 이날 FTA 반대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혁통은 범야권의 새로운 ‘사령부’로 떠오르게 됐다. 이미 모든 야권을 묶는 ‘대통합’ 운동에 뛰어든 혁통이 ‘반FTA 전선’에서도 중심역할을 맡게 된 형국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취임 이후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 대해서는 ‘예방’으로 끝냈던 것과 달리 혁통 대표단과는 오찬을 함께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박 시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혁통이 야권 통합과정에서 ‘컨트롤타워’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양원보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혁신과 통합=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 김두관 경남도지사,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김기식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 등 시민사회와 친노무현계가 결성한 야권 통합 추진모임. 문 이사장 등 6명이 상임공동대표를, 김기식 대표와 조국 서울대 교수 등 9명이 공동대표를 맡 고 있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서울시 시장(제35대)

1956년

[現] 법무법인부산 변호사
[前] 대통령비서실 실장(제29대)

1953년

[前] 국회 국회의원(제17대)
[前]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제36대)

195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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