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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이세돌, 악전고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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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본선 16강전>
○·쿵제 9단 ●·이세돌 9단

제6보(53~62)=흑 55. 이세돌 9단은 전보 흑▲에 이어 또 한번 눈물겨운 후퇴를 결정한다. 이 두 번의 후퇴로 인해 흑이 소망했던 반격의 꿈은 영영 사라졌다. 55 대신 ‘참고도’ 흑1로 끊고 싶다. 이어서 3으로 밀면 위쪽 백은 거의 갇힌 모습. 하나 백4가 놓이면 흑은 A 쪽의 퇴로가 끊기면서 사활에 걸려든다. 5로 포위해 수상전을 벌일 수 있지만 흑이 이기는 길은 없었다. 56으로 뻗어 쿵제 9단은 모든 위험에서 벗어났다. 흑도 57로 두어 넉 점이 살아갔으나 중앙마저 두터워진 백은 국면 운영이 더욱 편해졌다.

58은 가장 안전한 수. 상대가 B 쪽의 약점을 이용해 중앙에서 혼전을 걸어오는 것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쿵제의 철통 방어에 막힌 이세돌 9단은 59로 움직여 새롭게 전단을 찾아 나선다. 싸움을 걸고는 있지만 백이 사방이 두터워 참으로 팍팍한 걸음이다. 게다가 쿵제는 더 이상 싸울 뜻이 없다. 62는 한 점만 잡겠다는 수. 흑은 C로 이을 수 없다. 백D로 끊겨 더욱 크게 잡힌다. 그렇다면 흑은 어찌 해야 할까. 좌변의 다섯 점을 살려야 할까, 아니면 우변 등 다른 넓은 곳에서 신천지를 개척해야 할까. 이세돌의 악전고투가 믿어지지 않는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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